역사의 도시 난징(南京), 중국 국부 쑨원(孫文)의 정신이 숨 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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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7월 1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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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의 묘 중산릉으로 오르기 위해서 392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보면 계단 참이 3~4개 정도로만 보인다.
쑨원의 묘 중산릉으로 오르기 위해서 392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보면 계단 참이 3~4개 정도로만 보인다.

장쑤성(江蘇省)의 성도(省都)인 난징은 옛날에 오, 송, 양나라 등의 도읍지였다. 근대에는 난징대학살의 역사현장이기도 하다.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1937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6주 동안 중국인들에게 30여 만 명을 무참히 학살한 것이다. 아직도 이곳 사람들은 일본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 역사적 상처를 딛고 오늘날의 난징은 중국 최대의 공업도시로 도약 중이다.

난징에는 중국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쑨원(孫文)의 묘인 중산릉(中山陵)과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의 묘인 밍샤오링(明孝陵) 등의 사적 관광지가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난징 행 항공편이 매일 1편 정도는 출항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우리 일행이 탑승한 비행기에는 때마침 인기 걸그룹인 티아라 멤버들도 동승했다. 난징 태양궁극장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기 위해 난징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난징공항은 티아라 멤버들을 환영하기 위한 몰려든 팬들의 환호와 함성으로 떠들썩했다. 지난 6월 20일에 열린 티아라의 난징 콘서트는 4천석이 모두 매진될 만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메르스의 확산 때문에 중국 입국이 아예 거부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그야말로 기우로 끝나 다행이었다.
푸쯔먀오 사당 대성정 앞 마당에는 공자의 제자상이 양쪽으로 도열해 있어 사후에도 사부 공자를 모시는  형상을 하고 있다.
푸쯔먀오 사당 대성정 앞 마당에는 공자의 제자상이 양쪽으로 도열해 있어 사후에도 사부 공자를 모시는 형상을 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공자 사랑, 확인할 수 있는 곳 푸쯔먀오(夫子廟)
난징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푸쯔마오(夫子庙)를 찾았다. 난징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공자 사당이다. 공자를 존경하는 의미의‘공부자’(孔夫子)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푸쯔마오 앞으로는 총길이 11km 진회하(秦淮河)가 흐른다. 그곳을 오가는 유람선을 타면 옛 모습을 그대로 전통가옥도 볼 수 있다. 주변에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야시장이 열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룬다.
천하위공(天下爲公) 하늘 아래 모든 것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공평하다는 뜻으로 쑨원이 자신의 신념으로 삼았던 문구다.
천하위공(天下爲公) 하늘 아래 모든 것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공평하다는 뜻으로 쑨원이 자신의 신념으로 삼았던 문구다.

4A급 관광지인 총통부(南京總統府)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하듯 찾아간 곳은 한때 중국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을 당시 총통 관저다. 지금도 잘 보존된 건물 2층에는 쑨원,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사용하던 집무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장제스 총통의 집무실에서는 비스듬히 사선으로 놓인 책상이 눈길을 끌었다. 풍수지리적인 이유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곳을 찾아가기 전까지만 해도 옛 정부청사가 왜 4A급 관광지일까 궁금했다. 실제로 둘러보니 정원의 조경과 조화로운 건축물을 보고는 수긍이 갔다. 그 만큼 아름답다.
중산릉원에 있는 쑨원 동상
중산릉원에 있는 쑨원 동상

쑨원(孫文)의 묘 쫑샨링(中山陵)
쑨원의 집무실이 있는 총통부를 뒤로 하고 간곳은 중국의 혁명가 쑨원의 묘인데, 황제의 무덤에만 붙일 수 있다는‘릉’자가 붙었다. 그것만 봐도 쑨원에 대한 중국인들의 존경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쑨원은 2천 년 동안 중국을 지배해 온 황제 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공화국을 세우기 위해 평생을 바친던 사람이다. 국민당, 공산당 양쪽 모두에게 ‘국부’로 칭송받고 있다. 평일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씩 중산릉에 올랐다. 중산릉 가는 길에는 392개의 계단이 있다. 당시 중국 인구 3억9,200만 명을 뜻하는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빤히 보이는 밍샤오링 능원인데 한참을 걸어야 할만큼의 거리에 있다.
빤히 보이는 밍샤오링 능원인데 한참을 걸어야 할만큼의 거리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밍샤오링(明孝陵)
쑨원에 대한 경외감을 뒤로 하고 간 곳은 밍샤오링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명나라를 건국한 황제 주위안장(朱元璋)과 황후 마씨(馬氏)의 능이다. 난징에서 가장 크다는 이 황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지하철 입구처럼 생긴 긴 터널을 통해 위로 올라갔더니 산 절개 면에 능은 보이지 않고 ‘明太組之墓’(명태조지묘)라고 쓰인 문구만 덩그렇게 있다.
전설 속의 꽃비가 내렸다는 꽃돌이 우화대 관람로를 따라 울긋불긋 꽃처럼 피었다
전설 속의 꽃비가 내렸다는 꽃돌이 우화대 관람로를 따라 울긋불긋 꽃처럼 피었다

꽃비가 되어 내렸다는 알록달록 꽃 돌, 위화타이(雨花台)
난징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찾아간 곳이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4A급 관광지 위화타이다. 양나라 때에 원광이라는 고승이 이곳에서 설법하자 하늘까지 감동해서 꽃이 비처럼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중국 공산혁명의 기념비적인 성지이기도 하다. 국민당 정부에 체포된 공산당 혁명가들이 이곳애서 처형되었다. 오늘날 이곳의 기념품점에서는 형형색색의 예쁜 돌과 기묘한 형상의 자연석을 판매한다.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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