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왕의 놀이터’ 수원 화성… 정조임금, 시민들과 한바탕 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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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문화제 10월 8일… 12일

지난해 장안문을 빠져나오는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정조는 재위 24년 동안 수원화성을 13차례나 찾았다. 그만큼 수원화성은 정조가 꿈꿨던 유토피아였으며, ‘백성을 위한, 백성의 신도시’였다. 그는 백성들이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사는 ‘새로운 조선’을 건설하려했지만, 1800년 돌연 눈을 감으며 그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수원시청 제공
지난해 장안문을 빠져나오는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정조는 재위 24년 동안 수원화성을 13차례나 찾았다. 그만큼 수원화성은 정조가 꿈꿨던 유토피아였으며, ‘백성을 위한, 백성의 신도시’였다. 그는 백성들이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사는 ‘새로운 조선’을 건설하려했지만, 1800년 돌연 눈을 감으며 그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수원시청 제공
수원화성은 조선 정조 임금(재위 1776∼1800)의 유토피아였다. 새로운 조선을 만들기 위한 행정신도시였다. 정조는 ‘백성을 위한, 백성의 신도시’를 꿈꿨다. 백성들이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사는 나라. 하지만 그에겐 바꿀 힘이 없었다. 즉위 초기엔 자객이 그를 죽이려던 일까지 있었다. 권력은 노론의 손안에 있었다.

한양도성이 ‘구체제의 상징’이라면, 화성은 ‘새로운 조선’을 뜻했다. 한양은 기득권세력의 아지트였다. 정조는 신중했다. 17년 동안 묵묵히 힘을 길렀다. 그리고 재위 19년째인 1794년 1월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화성축성에 나선 것이다.

제51회 수원화성문화제가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수원화성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의 주제는 ‘왕의 놀이터’. 왕의 놀이터는 곧 백성의 놀이터를 뜻한다. 누구나 수원화성에서 한바탕 놀다보면 왕이 된다.

문화제의 꽃은 단연 ‘정조대왕 능행차와 시민퍼레이드’. 10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장안문∼장안사거리∼화성행궁광장∼팔달문∼중동사거리∼지동초 운동장까지 행차가 이어진다.

참가인원은 능행차와 시민퍼레이드에 각각 1500명으로 총 3000명. 시민퍼레이드는 고색농악패, 짤랑짤랑 키즈 밸리, 다문화예술단, 수원의 북소리(100명), 남미타악 라퍼커션(30명) 등 모두 30개 팀. 정조 어머니 혜경궁 홍씨 회갑연, 과거시험, 한시백일장, 무예24기, 달의 무사 무예공연도 볼거리다.

개막전야제로 열리는 정조대왕 및 혜경궁 홍씨 선발대회는 올해로 12회째를 맞는다. 수원거주자로서 정조는 42∼50세, 혜경궁 홍씨는 53∼60세에 들어야 응모할 수 있다. 주한외교사절단 전통의상투어, 방화수류정 달빛음악회, 짚신신고 수원화성걷기, 등불축제, 음식문화축제, 효 콘서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화성행궁광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개막연과 폐막연엔 국악, 동요, 재즈, 록, 가요, 뮤지컬, 랩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

정조는 화성축성에 전국의 내로라하는 목수 도편수 석수 칠장이 기와장이들을 불러들였다. 사비인 내탕금(86만 냥)을 털어 날품팔이 인부들에게도 일당을 줬다. 일 잘하는 사람에겐 보너스도 얹어줬다. 겨울엔 이들에게 토끼털귀마개와 털모자, 솜옷까지 하사했다. 당시 귀마개와 털모자는 정3품 이상만 할 수 있었다. 이주민들에겐 시가보다 2, 3배 더 보상비를 지불했다. 백성들은 신바람이 났다. 그렇게 연인원 70만 명을 동원해 2년 8개월(1796년 9월) 만에 행정신도시를 완공했다.

정조는 아들 순조에게 국왕자리를 물려주고, 화성에 묵으며 상왕으로 살고자 했다. 하지만 그 꿈은 물거품이 됐다. 그는 19세기가 시작되는 1800년에 눈을 감았다.

화성신도시의 일등공신 정약용도 그 이듬해(1801년) 강진으로 유배됐다. 조선은 정조 사후 110년 만에 무너졌다.

만약 정조가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새로운 조선’이 이뤄졌을까. 개혁과 개방으로 일본보다 더 강한 나라가 됐을까. 행정도시 수원화성은 ‘새 조선의 심장’이 됐을까.

▼교통 ▽승용차 ▲1번국도→동수원사거리(팔달문 방면)→중동사거리(우회전)→팔달문로터리(직진)→종로삼거리(유턴 후 우회전)→화성행궁

▲영동고속도로→동수원나들목→창룡문사거리(직진)→종로삼거리(좌회전 뒤 우회전)→화성행궁

▲경부고속도로→수원나들목→동수원사거리(직진)→중동사거리(우회전)→팔달문로터리(직진)→종로삼거리(유턴 후 우회전)→화성행궁

▽전철=수원역에서 화성행궁(수원성지) 하차, 버스 11, 13, 13-3, 36, 39, 60, 660, 700-2, 7, 7-2번

▽시외버스=서울 잠실역에서 1007번 좌석버스(화성행궁 하차). 서울 강남역 양재역에서 3000번 좌석버스(팔달문 하차)

수원갈비
▼먹을거리 ▽장안구 삼풍가든(031-255-0969), 화홍문갈비(031-253-8989) ▽팔달구 본가갈비(031-247-5225), 한국관(031-217-8889), 본수원갈비(031-211-5952) ▽권선구 화성궁(031-221-8855), 도누갈비(031-306-8865) ▽영통구 삼부자갈비(031-212-3805), 궁(031-213-3485) ▽통영 굴사랑 낙지사랑(031-252-1253)

♣숙박 수원호스텔(031-254-5555), 화성게스트하우스(031-245-6226)

수원=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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