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기자의 힐링투어]카지노+컨벤션 황금알 사업, 영종도의 미래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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섈던 애덜슨 회장의 복합리조트 사업
라스베이거스서 100년 걸려 이룬 성과, 마카오 ‘코타이 스트립’서 10년 만에 일궈내

라스베이거스를 본떠 마카오에 조성한 코타이 스트립 거리. 왼편의 타워주변이 더 베네시안 카지노리조트, 길 건너 오른편 유리건물은 또 다른 카지노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이다. 마카오=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라스베이거스를 본떠 마카오에 조성한 코타이 스트립 거리. 왼편의 타워주변이 더 베네시안 카지노리조트, 길 건너 오른편 유리건물은 또 다른 카지노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이다. 마카오=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서울 종로구 면적(28.6km²)에 53만 명이 살고 있고, 섬 두 개가 다리 세 개로 육지에 연결된 반도의 작은 땅. 400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로 동서양문화가 공존하고 이젠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 불리는 곳. 거대한 카지노 타운을 자랑하며 ‘성(聖)과 속(俗)이 공존’하는 지구촌의 오락수도라고 자처하는 곳. 광둥 성 광저우 시 남쪽의 주장 강 하구에서 홍콩과 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바다 건너편의 불야성, 중국의 특별행정구 마카오다.

마카오의 변신은 놀랍다. 400여 년 전 포르투갈 무역선이 올 당시만 해도 자그만 포구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방문객이 연간 3000만 명에 육박하는 아시아최대의 관광 타운으로 변신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2001년 도박자유화 조치다. 마카오 정부는 1948년 토박이 도박재벌 스탠리 호에게 줬던 독점면허를 이듬해 회수하고, 대신 6개의 새로운 도박면허를 이즈음 마카오에 진출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자본 등에 발급해 줬다. 음침한 분위기의 ‘도박 굴’ 마카오가 네온사인 번쩍이는 오락 타운으로 바뀌게 된 배경이다.

변화의 중심은 ‘샌즈 마카오’, 그 중심엔 늘 섈던 애덜슨 회장(사진)이 있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의 거대 카지노자본 ‘라스베이거스 샌즈 코퍼레이션’의 소유주. 카지노호텔 ‘더 베네시안 라스베이거스’(1999년 개장)를 개장하며 세계 최초로 객실 3000개 모두를 스위트룸(고급객실)으로 꾸미고 호텔 안에 인공운하에 곤돌라를 띄우는 베니스 테마의 쇼핑몰 ‘더 숍 베네시안’까지 만든 이다. 보통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여기까지. 그러나 그는 더 크고 기막힌 사업, 컨벤션센터까지 눈을 돌린 최초의 사업가다.

컨벤션의 사업적 가치는 놀랍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같은 도박 타운에서 카지노보다 더 큰 게 컨벤션센터다. 그런 만큼 카지노자본은 컨벤션 사업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다. 환상적인 것은 이 두 업종이 찰떡궁합이라는 사실. 카지노라는 오락시설이 있기 때문에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는 컨벤션 장소로도 대단히 매력적인 곳이다. 또 컨벤션 시설 투자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카지노는 어렵잖게 벌어들일 수 있다. 이 둘의 관계를 일찍이 간파하고 그걸 묶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애덜슨 회장이다.

시초는 1990년 그가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대형카지노가 밀집한 거리)에 개장한 ‘샌즈 엑스포’란 컨벤션센터. 당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이 시설로 라스베이거스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카지노와 쇼뿐이던 도박 타운이 전 세계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몰려오는 컨벤션시티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컨벤션과 카지노의 결합은 기막힌 결과를 낳았다. 15만 개(2013년)가 넘는 라스베이거스의 객실점유율을 87.4%까지 끌어올렸다. 호텔의 손익분기점이 대체로 객실점유율 65% 전후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박이다. 주중인 월∼목요일은 컨벤션 참가자가 객실을 채워주고 그들이 떠난 주말(금∼일요일)엔 여행객이 채워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자 엄청난 신규투자가 일어났다. 새로운 투자는 1990년대에 라스베이거스를 가족휴양지로 변모시켰다. 메가리조트(객실 2000개 이상 대형호텔)와 쇼핑몰, 테마파크와 레스토랑이 그때 등장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영종도에 투자를 유치하려는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다. 한 장소에 이렇듯 다양한 오락시설을 한데 모으려면 수십 년은 걸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애덜슨 회장은 그걸 몇 년 만에 만들어 보여줬다. 마카오의 코타이 스트립과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가 그것.

코타이 스트립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고스란히 마카오에 옮겨놓은 복합리조트의 표본. 그 중심이 샌즈 마카오의 ‘코타이 센트럴’. 대형 카지노 두 개가 호텔 세 개(셰러턴 콘라드 홀리데이인)와 쇼핑몰, 식당가로 구성돼 있다. ‘코타이 스트립’거리 건너편에는 ‘더 베네시안 마카오’(호텔+카지노)가 ‘더 샵 베네시안’(쇼핑몰), 더 플라자 마카오(포시즌 호텔+쇼핑센터) 등과 ‘브리지 오브 스타’라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 더 베네시안 마카오는 길을 사이에 두고 대형 카지노호텔 ‘시티 오브 드림’ 하드락 호텔과 마주한다. 이렇듯 마카오의 복합리조트는 라스베이거스가 100년 걸려 이룬 것을 단 10년 만에 압축해 실현시킨 역작이다. 더불어 영종도의 미래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마카오=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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