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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주교회 폐쇄 ‘논란’…담임목사 해임 놓고 법정 공방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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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주교회 폐쇄 ‘논란’…담임목사 해임 놓고 법정 공방 ‘줄다리기’

뉴시스입력 2018-09-07 06:38수정 2018-09-0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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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방주교회.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재일교포인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伊丹潤)의 작품으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2일 방주교회 주일 예배는 건물 안이 아닌 주차장 쪽 계단 위에서 진행됐다. 임장원 담임목사와 신도 200여명은 ‘방주교회를 전면 폐쇄한다’는 현수막이 쳐진 바로 뒷편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기도를 했다.

방주교회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방주는 지난달 29일부터 열흘째 교회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주일 예배·주일 학교·금요기도회·새벽기도회 중단 및 교회 내·외부를 포함한 재단 소유 부지 내 출입을 모두 통제한 상황이다.

◇담임목사 해임 가처분 법정 공방 ‘팽팽’

제주 방주교회 운영 파행 사태는 지난 2017년 10월 교회를 운영하는 재단 측이 임장원 담임목사를 해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재단은 당시 임 목사를 해임한 이유로 ▲채플 웨딩(Chapel Wedding·교회 및 교회풍 건물에서 치르는 결혼식) 사업 진행 방해 ▲설립 목적에 반하는 교회 운영 ▲‘열린교회’, ‘관광교회’의 취지에 따른 방문 교인들을 위한 예배 증설(주일 3부 예배) 의무 해태 ▲내부 개방시간 임의 조정 및 축소 등을 들었다.


임 목사는 “이단성 및 배임 등이 아닌 행위에 대한 해임 처분은 부당하다”며 제주지방법원에 담임목사의 임시지위 보전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법원은 지난 4월 “재단법인과 임 목사는 위임계약 관계로 재단은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철회할 수 있으며 해임 통보는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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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임 목사는 1심 결정에 대해 항고했고 지난달 23일 고등법원은 “1심 결정을 취소한다”며 “임 목사가 제주 방주교회의 담임목사 지위에 있음을 인정하며 재단은 임 목사의 목회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인용해 1심의 결정을 뒤집었다.

그러자 재단 측은 같은 달 29일 교회운영위원회 측에 ‘운영위에 위임한 교회의 운영권 회수 및 방주교회의 무상임대계약 해지’를 골자로 하는 공문을 보냈고 교회 건물을 폐쇄했다. 재단은 공문에 포함한 조치들이 모두 재단의 운영 규정에 근거한 것이며 법적으로도 취지가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가 웨딩플래너를 찾아다닐 수도 없고”

임 목사는 재단이 해임 근거로 제시한 행위에 대해 “보편적인 교회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채플 웨딩은 교회 건물을 결혼식장으로 빌려주는 사업으로 시작 전부터 교인들의 반대가 심했다. “아름다운 건축물이기전에 기도를 드리는 공간인 방주교회가 ‘웨딩 장사’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임 목사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이 결혼식을 올리게 하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에게서는 후원금을 받아 이를 어려운 이들에게 다시 나눠주자는 취지로 운영한다기에 함께 하기로 했었다”며 “하지만 재단측에서는 결혼 전문업체까지 정해서 ‘결혼식 한 건당 얼마’를 계산하며 본격적으로 웨딩 사업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목사인 제가 목회활동을 뒷전으로 하고 웨딩플래너를 찾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교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재단)이 건물의 화려한 이미지만 가지고 경영을 하려고 하길래 적극적으로 돕지 않다보니 웨딩 사업의 진행을 방해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임 목사는 방주교회가 유명세를 타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도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일 3부 예배나 내부 개방시간을 늘리면 방문객이 늘어나겠지만 그 중에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다른 주변 교회에서 오는 신도들도 있다”며 “제주도 내 많은 교회들이 열악하다보니 운영 자체가 어려운데 그런 곳에서 신도를 끌어오는 측면도 교회의 근본 취지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단 “교회 폐쇄 사태에 통감…곧 공식 입장 밝힐 것”

임 목사는 “현재 재단은 법원의 판결 자체를 무시하는 행위를 보이고 있다. 예배 및 목회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며 “교회라는 공동체는 사유화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재단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재단은 교회 전면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진 데 대해 통감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리하고 있으며 조만간 홈페이지 및 언론에 발표할 계획이다. 그전에는 언론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7년 8월 개정된 제주 방주교회 운영 규정에 따르면 담임목사는 임기가 3년이며 교회의 목회 업무만 맡는다. 종전 규정에는 70세까지 종신직으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정한 부분이 바뀌어 ‘재단의 입맛에 맞는 목사를 두기 위한 개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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