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통일위원회’ 발족, “건강하고 양심적인 신자의 역할 필요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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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준비하는 ‘온누리교회’

통일위원회의 교육을 주제로 한 행사. 온누리교회 제공
통일위원회의 교육을 주제로 한 행사. 온누리교회 제공
“북한 재건 위해 돈도 필요하지만 더욱 시급한 것은 인적자원이다. 준비된 전문 인력들이 통합 과정을 도와야 한다.”

2015년 9월 발족한 온누리교회(이재훈 담임 목사) 통일위원회의 핵심 정신이다. 한 해 전 이 목사가 교계 지도자들과 독일 통일의 주요 현장을 견학한 것이 위원회 출범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1년 소천한 하용조 목사도 실향민 출신으로 탈북자와 북한 돕기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개별 교회에서 통일위원회를 둔 사례는 드물다는 게 교회 측 설명이다.

이 위원회는 교육과 의료, 사회복지, 경제, 예술문화의 5개 분야로 나뉘고 각각 5명의 위원을 두고 있다. 위원장을 맡은 황의서 서울시립대 교수를 비롯해 이원로 전 인제대 총장,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가수 윤형주 씨 등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원회는 월례회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과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하며 인적 역량을 강화해왔다. 735일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4년 풀려난 케네스 배 선교사, 6자 회담 대표였던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북핵특사, 김일성대 출신인 현인애 이화여대 북한학 박사 등 북한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참석했다. 최근에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통독 과정에서 중심적으로 활동했던 독일 베르너 크레첼 목사를 초청하기도 했다.

특히 배 선교사의 강연은 교회 밖에서도 화제가 됐다. ‘남북이 오랫동안 단절돼 있었지만 동질감이 있고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하다’라는 게 그의 메시지였다. “케네스 배가 오랫동안 억류돼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겪었음에도 동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소명을 포기하지 않아 감동적이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통일위원회가 인적 전문가 양성에 힘쓰는 것은 모임 초기라는 이유도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통일이 초래할 수 있는 혼란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황 위원장은 “통일 뒤 개인적 이익을 앞세운 세력이 혼란과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건강하고 양심적인 기독교 신자들이 구한말 외국 선교사들의 헌신과 봉사 정신을 잇는 건강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 통일위원회는 2016년부터 탈북난민인권연합과 함께 북한으로 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은 최근 미국 교계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온누리교회 제공
온누리교회 통일위원회는 2016년부터 탈북난민인권연합과 함께 북한으로 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은 최근 미국 교계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온누리교회 제공
위원회는 2016년부터 탈북난민인권연합과 함께 북한으로 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매월 2, 3회 물때에 맞춰 강화도에서 쌀 1kg 정도를 페트병에 담아 500∼1000개를 황해도 연안으로 보내고 있다. 황해도 장마당에서 이 쌀이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쌀 보내기 운동은 최근 미국 교계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교회 내에는 하나공동체와 한터공동체처럼 탈북자들을 섬기는 활동도 있다. 하나공동체는 탈북자 출신과 함께 모이는 예배공동체이고, 한터공동체는 사회복지와 교육 등을 통해 탈북자의 자활을 돕고 있다.

통일위원회 측은 “이제는 탈북자 돕기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단계로 바뀌어야 한다”라며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우리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길을 하나님이 원하고 인도한다는 느낌과 경험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개신교#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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