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인내가 평화의 길로 이끌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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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반도평화나눔포럼’
중남미 가톨릭 지도자들 참석해 한반도 평화 촉구 메시지 전달
엘살바도르 내전 종식에 기여한 차베스 추기경
“정치인과 외세가 힘겨루기하면 백성이 고통받아”

7일 서울 중구 천주교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카를로스 가르피아스 메를로스 멕시코 대주교와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엘살바도르 추기경, 비센테 에스페체 질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왼쪽부터). 천주교서울대교구 제공
7일 서울 중구 천주교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카를로스 가르피아스 메를로스 멕시코 대주교와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엘살바도르 추기경, 비센테 에스페체 질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왼쪽부터). 천주교서울대교구 제공
“한반도는 예로부터 거룩한 순교자들이 많았던 땅입니다. 그 희생과 화해의 정신을 이어받아 남북한이 평화를 이루길 기도합니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같은 혈육이 함께할 수 있는 사랑의 잔치가 열리길 바랍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주최한 ‘2017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참석한 중남미 가톨릭 지도자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대교구의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추기경과 멕시코 모렐리아 대교구의 카를로스 가르피아스 메를로스 대주교, 아르헨티나 주교회의의 비센테 에스페체 질 정의평화위원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평화 정착을 위해선 ‘대화’와 ‘인내’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 엘살바도르 역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에 임명된 차베스 추기경은 1970∼90년대 내전 종식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2015년 복자로 시복된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1917∼1980)의 최측근으로 당시 군사정권과 반군의 협상을 이끌어 1992년 평화협정을 성사시켰다. 차베스 추기경은 “돌이켜보면 처음엔 사막에 홀로 떨어진 듯 막막했지만 참고 견디며 꾸준히 대화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바뀌어갔다”며 “정치인과 외세가 힘겨루기에 빠지면 결국 희생을 치르는 건 백성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추기경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며 “한국인 역시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진심으로 평화를 향해 전력을 기울여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메를로스 대주교 역시 마약 카르텔 등으로 고초를 겪는 멕시코 사례를 들려줬다. 그는 “2010년부터 가톨릭 전체가 힘을 모아 평화 정착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크게 △평화기도 운동 △평화 교육제도 마련 △사회적 네트워크 및 플랫폼 구축 △폭력 피해자 치유 프로그램 개설 △청년 평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골자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질 위원은 “남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가 없는 비핵화 대륙”이라며 “남북한 정부 역시 핵무기는 평화나 공존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2017 한반도평화나눔포럼#중남미 가톨릭 지도자#차베스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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