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창건 설화 속 용 9마리 장엄등으로 재현… ‘무풍한송로’엔 학 모양 등 200마리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통도사의 다양한 봉축행사

통도사 창건 설화에 나오는 용 9마리를 장엄등으로 만날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5월 3일)을 맞아 통도사는 다음 달 8일까지 용 9마리를 포함해 장엄물 2000여 개와 등 1만 개를 밝힌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약 1400년 전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때 구룡지라는 큰 연못에 용 9마리가 살고 있었다.

자장율사는 절을 지어야 하니 연못을 떠나 달라고 했지만 용들이 응하지 않자 종이에 ‘화(火)’자를 써서 하늘로 날렸다. 연못의 물이 끓어오르자 용 세 마리는 동쪽으로 도망갔고 다섯 마리는 서쪽으로 사라졌다. 남은 한 마리가 절을 지키겠다고 맹세하며 머물게 해 달라고 간청하자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그 연못이 현재 대웅전 옆에 있는 구룡지다.

통도사의 솔밭길인 무풍한송로에 설치된 200마리 학 모양의 장엄등. 양산=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통도사의 솔밭길인 무풍한송로에 설치된 200마리 학 모양의 장엄등. 양산=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통도사는 이 설화를 장엄등으로 재현했다. 구룡지 위에는 절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은 용을 설치했다. 나머지 용 8마리는 총림문부터 일주문 사이에 차례로 자리 잡았다. 용의 머리 위에는 갖가지 색깔의 빛나는 여의주 1000여 개를 달았다.

통도사의 유명한 명품 솔밭길인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에서는 학 200마리를 장엄등으로 만날 수 있다. 무풍한송로는 ‘춤추는 바람에 따라 차가운 기운의 노송이 물결치는 길’이라는 뜻이다. 산천어등, 풍등, 솟대등을 비롯해 다양한 등도 볼 수 있다.

통도사는 휠체어를 타고 절을 찾는 이들도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정비하고 안내판을 새로 제작했다. 봉축법요식은 5월 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점등식과 전통 낙화 시연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통도사#장엄등#불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