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도 스님 “스스로 자존감 높여 행복 찾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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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집 ‘소풍가듯 가볍게’ 낸 천태종 총무부장 월도 스님

월도 스님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한 번만 마음을 내보자”며 “그것이 인생에 향기를 더하고 지속되면 선(禪)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월도 스님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한 번만 마음을 내보자”며 “그것이 인생에 향기를 더하고 지속되면 선(禪)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흔히 욕심을 버리라고 하면 마치 인생을 포기하라는 말처럼 오해하는데요, 열심히 살되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정해놓은 목표에 매달리면 괴로움을 자초하게 됩니다. 욕심대로 세상을 보지 말고 순리대로 보는 눈을 떠야 해요.”

 천태종 총무부장인 월도 스님(54)은 부드러운 인상만큼이나 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최근 에세이집 ‘소풍 가듯 가볍게’(쌤앤파커스)를 펴낸 그를 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마음만 먹으면 인생은 즐거운 소풍 길’이란 부제가 인상적이다. 책 제목처럼 글과 말이 편안하고 부드럽다. 말을 만들어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생활 속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스며든다.

 군 제대 후 출가한 그는 천태종 2대 종정인 대충 스님(1926∼1993)을 10여 년간 시봉했다. 책에도 스님과의 일화가 자주 나온다.

 “큰스님, 지은 대로 받는다고 하는데, 저 사람은 나쁜 일을 했는데도 왜 잘 살까요?”(월도 스님) “짐을 져도 한 짐 무겁게 져야 못 일어나는 법이다.”(대충 스님)

 월도 스님은 종정 스님의 답이 간결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힘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종정 스님이 열반하자 그는 새로 지은 서울 서초구 관문사에서 도심 포교를 시작했다. 신생 절이라 신도는 수십 명밖에 안 됐다.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야간 법문을 하고 신도들과 함께 기도 수행하는 노력이 이어졌다. 그 사이 관문사는 신도가 3000여 명으로 늘어 천태종의 대표적인 도심 사찰이 됐다.

 월도 스님은 현재 총무부장을 비롯해 경기 성남시 분당 대광사 주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금강신문 사장, 불교방송 이사를 맡고 있다. 천태종에서 대외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스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때는 강원 춘천 지역에서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노인 직업소개), 노인학대예방센터 등 복지 활동에 전념했다.

 그에게 행복의 비결을 물었다.

 “부처님이 ‘히말라야 산처럼 거대한 황금 덩어리가 있어도 단 한 사람의 욕심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어요. 남들과 비교해 더 많이 갖고, 더 빨리 이루려는 욕심이 우리를 불행하게 합니다. 내 것보다 나은 것을 추구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 행복을 완성해야 합니다. 행복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월도 스님#소풍가듯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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