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친필 ‘天君泰然’ 52년만에 선교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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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에 선물… 1962년 도난 당해, 경매로 산 김종규씨, 사연 듣고 기증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가 제자리를 찾아 52년 만에 강원 강릉시 선교장으로 돌아간다.

출판사 열화당은 27일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이 입수한 친필 휘호 ‘天君泰然(천군태연·사진)’을 기증받아 선교장에 돌려줬다”고 밝혔다. 이 휘호는 백범이 광복 이후인 1948년 봄 당시 선교장 주인이던 이돈의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돈의가 일제강점기 남몰래 독립운동가들을 후원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휘호는 1962년 도난당했다가 최근 경매시장에 나왔다. 김 관장은 이 사실을 모르고 샀다가 자초지종을 듣고 선교장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백범의 휘호는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종이에 선비의 의연한 마음가짐을 뜻하는 ‘天君泰然’이 힘찬 필체로 적혀 있어 기상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글씨는 지난해 선교장 내 개관한 ‘선교장 문물관’에 소장될 예정이다.

백범이 선교장에 보낸 또 하나의 친필 휘호 ‘天下爲公(천하위공)’은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 김 관장은 “백범의 천하위공 휘호를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꼭 선교장에 돌려줬으면 좋겠다”며 “문화유산은 공공의 것이고 제자리를 찾아야 가치가 더 빛난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7000명의 회원이 있는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기도 하다. 선교장은 효령대군의 11대손인 이내번이 지은 99칸짜리 가옥의 이름으로 출판사 열화당은 그의 후손들이 운영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백범 김구#친필 휘호#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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