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4집은 ‘행복과 자유’로 만든 새 옷”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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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버즈(왼쪽부터 김예준·윤우현·민경훈·손성희·신준기)는 3년 전 “자주 만나자”는 약속을 8년 만의 정규 4집으로 지켰다. 2006년 해체하고 각자의 길을 걸었던 이들은 다시 뭉쳤고 “팬들이 기억하고 싶은 버즈의 과거를 현재의 음악과 언어”로 만들어냈다. 사진제공|인넥스트트렌드
그룹 버즈(왼쪽부터 김예준·윤우현·민경훈·손성희·신준기)는 3년 전 “자주 만나자”는 약속을 8년 만의 정규 4집으로 지켰다. 2006년 해체하고 각자의 길을 걸었던 이들은 다시 뭉쳤고 “팬들이 기억하고 싶은 버즈의 과거를 현재의 음악과 언어”로 만들어냈다. 사진제공|인넥스트트렌드
■ 8년만에 앨범 ‘메모라이즈’ 발표

2011년부터 재결성 이야기 모락모락
멤버들이 합주하면서 함께 곡 만들어
과거 발라드 이미지와 다른 느낌으로
‘나무’ ‘안녕’ 등 다양한 신곡 9곡 담아


그룹 버즈의 기타리스트 손성희의 생일이던 2011년 8월 어느 날. 김예준(드럼), 민경훈(보컬) 윤우현(기타), 신준기(베이스) 등 다섯 멤버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2006년 3집 이후 팀이 와해된 후 두세 명씩 만나긴 했지만, 다섯이 모인 건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멤버들이 하나둘 군복무를 마치면서 나오기 시작한 ‘재결성’ 이야기는 이날 손성희의 생일모임에서 약속한 “자주 만나자”란 말로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월26일, 8년 만의 정규 앨범인 4집 ‘메모라이즈’를 내놨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느낌”, “처음 데뷔하는 기분”이라며 새로운 시작의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러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8년 공백을 메우려면 과연 어떤 음악을 새 앨범에 담아야 할지”, “버즈란 이름을 문제없이 쓸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특히 ‘버즈’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감출 수도 없었고,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과거의 브랜드를 벗어던지고 싶은 욕구 또한 버릴 수 없었던 딜레마가 가장 힘든 일이었다.

걱정과 고민은 곡 작업을 하면서 서서히 사라졌다. 제작자와 프로듀서의 의도대로 앨범을 만들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멤버들이 합주를 하면서 함께 곡을 만들기 시작했고, 온전히 “버즈에 의한” 곡이 하나둘 탄생됐다. 자연스럽게 “팬들이 기억하고 싶은 버즈의 과거를 현재의 음악과 언어로 풀어낼 수” 있었고, ‘버즈’란 이름으로 9곡의 신곡을 담았다. 보컬 민경훈도 멋을 부리기보다 꾸밈없는 목소리로 “노래가 더 솔직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앨범은 우리에게는 ‘행복과 자유’의 의미다. 2003년 데뷔한 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업하고 창조하고 녹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믹싱까지 직접 하면서 참 행복했다. ‘음반 작업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구나’ 느꼈다. 앞으로도 이런 행복을 계속 느끼고 싶다.”

밴드의 미덕은 ‘자기가 만든 음악언어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버즈는 데뷔 후 처음으로 온전히 자신들의 손으로 앨범을 만들면서 ‘진짜 밴드’로 다시 태어났다.

“버즈는 그동안 발라드로 많이 사랑받았는데, 이번이 아니면 그 ‘발라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밴드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 깊이 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로서 나아가고 싶다.”

버즈 4집 타이틀곡 ‘나무’는 발라드 트랙이지만, ‘겁쟁이’ ‘가시’와 같은 과거 발라드 히트곡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건반과 베이스, 현악기가 만든 은은한 사운드에 슬픔을 억누른 보컬이 조화를 이룬다. 더블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안녕’에선 일렉트로닉과 결합한 흥겨운 록 사운드를 들려주고, 거칠고 날카로운 감정선이 살아 있는 ‘그림자’, 감성적인 록 넘버 ‘스타’ 등 다양한 음악을 통해 밴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버즈는 올해 god를 시작으로 플라이투더스카이, S, 더클래식까지 이어진 ‘재결성’ 바람을 완성하는 모양새가 됐다. 히트에 대한 부담도 적잖을 것 같지만 이들은 “차트 성적보다 여러 가능성이 보이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확고한 철학과 가치관으로 8년 만에 다시 활동에 나선 이들은 앞으로 새로운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롤링스톤즈처럼 할아버지가 돼서도 기타 들고 뛰어다니는, 열정 넘치는 밴드가 되고 싶다”며 꿋꿋하게 이겨내겠다는 다짐도 했다.

“8년 만에 작업하면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기도 했다. 싸운 뒤 술 먹고 화해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앨범을 완성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위해서라면 더 싸울 수 있다. 이제 버즈는 다시 첫걸음을 뗐다. 앞으로 또 넘어질 일도, 주저앉을 일도 있을 것이다. 버즈는 꿋꿋이 걸어가겠다. 이제 우린 새 옷을 입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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