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소설가 되려면…” 선배가 전하는 노하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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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박상우 지음/356쪽·1만6000원·해냄

1988년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으로 등단해 인간의 존재를 감각적인 언어로 탐구해 온 작가가 소설가 지망생을 위해 펴낸 지침서다. 2009년 출간된 ‘작가’에 새롭게 내용을 보탰다.

출간 직후 출판사가 사라지면서 절판된 ‘작가’는 소설가를 꿈꾸는 문학청년들이 꾸준히 찾으며 중고책이 2만∼3만 원에까지 팔렸다고 한다. 이를 본 저자는 최근 등단 작품 경향과 소설에 관한 단상 등 여러 가지를 추가하고 제목도 바꿔 다시 냈다.

‘능률이 높은 시간대에 2∼4시간 글을 쓰는 것이 좋다’거나 ‘혼자서 여행을 하라’는 구체적인 팁은 막막한 소설가 지망생이 참고할 만한 조언이 될 수 있다.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학 교수직 권유도 물리치며 현장에서 강의를 해왔다는 작가의 애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1999년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고 1년 뒤부터 18년 동안 소설 창작 커뮤니티 강좌를 이어왔다고 한다. 70여 명의 신춘문예 당선자를 배출했다니, 등단을 노리는 작가라면 참고할 만하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어 봤다. 하지만 ‘순수’나 ‘순도’를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했다.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거기서 인생을 글로 풀어내는 소설가는 존중하지만 평범한 삶에서 출발하는 글도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일상에서 독자가 쉽게 공감하는 톡톡 튀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대중가요나 팝에 비해 서사 구조가 긴 클래식이 도움이 된다’는 지침도 지나치게 단정적인 느낌이 없지 않다.

어떻게 하면 소설가가 될 수 있는지 막막한 문학청년들을 위해 책은 시시콜콜한 내용도 문답 형태로 설명하며 친절한 조언을 해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소설가#박상우#스러지지 않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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