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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욕의 땅 아프리카는 인류 문명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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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욕의 땅 아프리카는 인류 문명의 요람”

이지운 기자 입력 2018-09-12 03:00수정 2018-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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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가다’ 2권 출간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TV로 보면서 북한에 있는 세 딸이 몹시도 그리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창비 제공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평화 혹은 경제 발전을 위해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한민족이기 때문이란 것이 제 입장입니다.”

남파간첩 ‘깐수’로 유명한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84)이 11일 2년 만의 신간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1·2’(창비) 출간 간담회에서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스스로 “민족주의자”를 자처한 정 소장은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는 와중에도 정작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은 흐려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간 문명교류학과 실크로드 연구에 전념해 온 정 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자신의 책을 소개했다. 최초의 인류로 전해지는 에티오피아의 ‘루시’ 화석부터 열강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각국의 사투까지 아프리카 문명사 전반을 묶어 냈다. 그는 “아프리카는 노예무역과 식민 지배로 가장 많이 능욕당한 땅”이라며 “아프리카가 겪어 온 치욕의 역사에 대한 ‘설욕의 글’을 쓰는 것은 제 오랜 염원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문명의 요람…’ 집필을 위해 2014년 60일간 아프리카 21개국을 답사했다. 그는 “28년 동안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단순히 ‘한 바퀴’ 둘러보는 수준이 아닌 ‘종횡(縱橫) 세계일주’라는 인생 목표를 완수했다”며 “이 책은 그 목표를 이룬 ‘인증샷’이자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는 문명교류학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연구총람을 내는 거예요. 적어도 책을 스물세 권 내야겠더군요. 지난해 다시 유럽 20여 개 나라를 일주했고, 올해 5월부터 3개월간 ‘초원 실크로드’를 다녀왔습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얼마나 가능할지는 알 수 없지만, 하는 데까진 해보려 합니다.”

정 소장은 자신과 아프리카의 60년 넘은 인연도 강조했다. 1955년 이집트 카이로대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의 총애를 받아 1958년부터 5년간 모로코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도 근무했다. ‘문명의 요람…’은 자신이 설립한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정 소장은 레바논계 필리핀인 교수 ‘무하마드 깐수’로 위장해 단국대 사학과 교수를 지내다 1996년 남파 간첩임이 밝혀졌다. 5년을 복역한 후 전향해 풀려난 뒤 당시 국내에선 낯설었던 문명교류학에 천착해 왔다. 그는 “돌이켜 보면 중국 외교관으로서의 출셋길을 마다하고 북한에 돌아간 것도, 남한에서 간첩 활동을 하다 전향한 것도 시대의 비극으로 인한 인생의 선택이었을 뿐 후회한 적은 없다”고 회고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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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일#아프리카를 가다#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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