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블랙코미디로 풀어낸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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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이언 매큐언 지음·민승남 옮김/448쪽·1만5000원·문학동네

양자역학이 주 전공인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주인공 비어드는 공개석상에서의 말실수로 국립 재생에너지 센터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의 관심이 멀어진 덕분에 연구를 위해 극지방 탐사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초딩 입맛’을 가진 탓에 짜고 기름진 음식에 사족을 못 쓰고, 여성 편력이 심해 다섯 번째 부인과도 이혼할 위기에 처하는 등 지적인 고상함과는 거리가 먼 비어드. 문제의 사건은 기억 너머로 던져버리고, 인공 광합성 연구를 통해 지구 온난화로부터 인류를 구하겠다는 꿈에 부푼다.

‘넛셸’ ‘속죄’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받아 온 저자가 이번에는 진지함을 벗어던지고 현대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본성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파렴치한 인간의 면면을 풍자하고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정부, 산업계, 학계, 언론계의 민낯까지 드러낸다. 과학 상식이 부족해도 읽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솔라#이언 매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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