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창조자에게 응답하는 ‘착한’ 자본주의의 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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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와 꿀벌/제프 멀건 지음·김승진 옮김/500쪽·2만 원·세종서적

“나의 관심사는 자본주의를 삶과 생명에 더 밀착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 자본주의가 더 풍성해지고, 즐거워지고, 고양되고, 의미의 결핍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길이 무엇일지 알아보는 것이다.”

영국 민간 싱크탱크 ‘데모스’의 창립자이자 세계 사회 혁신 싱크탱크 ‘네스타’의 대표인 저자는 ‘어떤 자본주의가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자본주의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일방향적인 분석에서 탈피해 우리 사회가 진정 지향해야 할 자본주의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여러 모습이 혼합된 혼종 형태’라고 말한다. 자본주의는 아이러니하게도 착취하는 자와 가치 있는 것을 창조하는 자 모두에게 보상을 한다. 이런 상반된 특징을 ‘메뚜기’와 ‘꿀벌’로 비유했다. 탐욕스러운 약탈자와 성실한 창조자가 공존한다는 것.

변화와 발전의 과정 끝에 살아남을 자본주의는 건강한 테크놀로지가 육성되고, 야만적이지 않은 노동 환경이 보장되는 형태다. 지속 가능한 세계를 향한 열의, 행복과 질적 성장에 기준을 둔 새 경제지표 마련 등이 어우러졌을 때 꿀벌의 선의에 응답하는 시대가 탄생한다.

자본주의는 금융위기 등 수차례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저자는 꿀벌이 수세에 몰린 데 낙담하지 말고 “우리는 그런 회복과 개혁의 과정에 절반쯤 와 있다”며 어깨를 토닥인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메뚜기와 꿀벌#제프 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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