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찾은 거장 100명의 숨결, 독자들이 반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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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황금빛 모자이크에 영감을 받았던 이탈리아 라벤나의 산비탈레 성당, ‘햄릿’의 배경이 된 덴마크 코펜하겐 북쪽 크론보르성,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를 허무주의에 천착하게 만든 스위스의 호수마을 렌체어하이데….

거장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북이십일의 문학 브랜드인 아르테에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지난달 처음 출간된 ‘셰익스피어’(황광수), ‘니체’(이진우), ‘클림트’(전원경). 이 시리즈는 거장이 성장한 곳을 비롯해 모험을 하고 영감을 받은 곳을 소개함으로써 한 인간으로서 이들의 삶과 함께 작품을 이해하게 한 기획이다. 우리나라 작가 100명이 런던, 파리, 프라하, 빈, 피렌체, 리스본 등 12개국 154개 도시를 다니며 모두 100권의 책을 쓸 예정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취재여행을 다녀온 후 책을 썼다. 컬러 사진도 풍부하게 실어 이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크다. 원미선 북이십일 문학사업본부장은 “‘셰익스피어’ ‘니체’ ‘클림트’는 초판으로 각각 찍은 3000권이 모두 판매돼 한 달 만에 2쇄 제작에 들어갔다”며 “예상보다 호응이 훨씬 뜨거워 놀랐다”고 말했다. 조만간 ‘푸치니’(유윤종), ‘페소아’(김한민), ‘오스카 와일드’(최옥정)도 내놓을 예정이다. 시리즈가 완간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독자들은 고급스러운 문화여행을 떠난 기분이라며 반기고 있다. 교보문고 홈페이지에는 ‘니체’를 읽은 독자들이 “여행을 하면 철학자가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철학과 여행이 이토록 잘 어울리다니”, “니체가 전해주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알프스가 그리워졌다”고 쓴 글이 올라왔다. ‘셰익스피어’에 대해서는 “셰익스피어를 전방위적으로 깊숙하게 파고든 느낌이다. 런던에서 아테네까지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이렇게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했다. ‘클림트’를 읽은 독자는 “클림트가 살던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며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시리즈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기획한 김영곤 북이십일 대표는 “고전과 명작에 대한 벽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거장이 몸담았던 공간을 새로운 접근 수단으로 선택했다”며 “현장을 누비며 전문가들이 발휘한 역량이 시리즈를 통해 쌓이고 독자들도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구스타프 클림트#프리드리히 니체#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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