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가 두 여성의 애증에 비친 이탈리아 민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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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완간… 개인의 삶과 격동기 현대사 그려

이탈리아의 유명 소설가 엘레나 페란테가 쓴 ‘나폴리 4부작’의 마지막 책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한길사)가 최근 출간됐다. 두 여성인 엘레나, 릴라의 유년기와 사춘기(‘나의 눈부신 친구’), 청년기(‘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중년기(‘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를 그린 1∼3권에 이어 4권은 노년기를 담았다.

‘나폴리 4부작’(사진)은 엘레나와 릴라의 우정과 애증을 비롯해 여성들이 겪는 모순과 보편적 경험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강렬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며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엘레나와 릴라는 절친한 친구인 동시에 라이벌이다. 엘레나는 똑똑하고 매혹적이지만 악한 면도 지닌 릴라와 마음을 나누다가도 갈등을 겪는다. 나폴리를 떠난 엘레나는 작가로 성공하고 명문가 출신인 대학교수와 결혼한다. 나폴리에 남은 릴라는 공장에서 일하며 아이를 키운다. 어린 시절을 공유했지만 각자 다른 길을 갔던 둘은 나폴리에서 다시 만난다. 이들은 우정을 회복하지만 동갑내기인 두 딸들을 비교하게 되면서 어린 시절 느꼈던 복잡한 감정 속으로 빠져든다.

격동의 이탈리아 근현대사도 엘레나와 릴라의 삶과 맞물리며 펼쳐진다. 개개인의 내면을 깊숙하게 파헤치는 가운데 폭력과 부패, 불평등에 짓눌려 가는 사회의 민낯도 가감 없이 그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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