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실용서]눈이 아닌 혀끝으로 하루키 읽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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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레시피/차유진 지음/280쪽·1만3800원·문학동네

누구에게나 ‘솔 푸드(soul food·영혼의 음식)’가 있다. 비 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 한잔을 걸쳐야 한다거나, 밤 10시 이후에는 ‘프라이드 반, 양념 반’ 치킨이 진리라든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에선 음식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 음식들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수단이 아닌, 등장인물의 심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솔 푸드’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하루키 덕후(무언가에 푹 빠진 사람)들 사이에선, 작품 속 음식도 늘 화제다. 일본 내 하루키 팬클럽인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작품에 나오는 요리를 모아 레시피북을 출간했고, 도쿄에 하루키 음식만을 파는 카페가 있을 정도다.

저자는 하루키 소설에 빠진 뒤 요리에 흥미를 가졌고, 요리사와 푸드 칼럼니스트의 길을 걷게 된 하루키 덕후다. 저자는 각 인물의 개성에 적합한 ‘솔 푸드’를 직접 제시하고 간단한 레시피를 덧붙인다.

예를 들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손녀딸을 하루키 작품 속에서 가장 섹시한 캐릭터로 보고 그에게 저자가 가장 섹시한 음식으로 생각하는 로스트 치킨을 권한다. 또 ‘1Q84’의 아오마메와 덴고에게 ‘고통을 잊게 하는 각성제’로 진한 초콜릿 퍼지 케이크와 레드벨벳 케이크를 처방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하루키 레시피#무라카미 하루키#솔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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