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나를 지켜내는 13가지 처세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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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묻거든 모략으로 답하라/장거정 원전·스반산 역주·김락준 옮김/548쪽·1만9800원·아템포

①지혜롭지만 의롭지 않은 사람을 주의하라. 나중에 아첨꾼으로 변한다. ②비 오기 전에 우산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고의 모략이다. ③하늘 아래 쓸모없는 재목은 없다. 상으로 권유하고, 형벌로 경고하고, 은혜로 감동시켜라. ④상사에게 아첨하는 것보다 충성을 다하는 것이 낫고, 상사를 기쁘게 하는 것보다 걱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 낫다. ⑤재능을 잘 숨겨라. 공로를 뽐내지 말라. ⑥이익을 놓고 다투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 ⑦소인배는 ‘남의 칼을 빌려서 죽이는 책략’이 효과적이다. ⑧간언은 느긋하고 완곡하게 하라. ⑨비방은 돌멩이를 물 위에 떠오르게도 하고, 나무토막을 물밑에 가라앉게도 한다. ⑩여인의 웃는 얼굴은 100만 정예군을 이긴다….

중국 명나라 재상 장거정(張居正·1525∼1582)의 처세술. 그는 제갈량, 관중, 상앙, 왕안석 등과 함께 중국 역사상 최고의 ‘지혜로운 정치가’로 꼽힌다. 몽골의 남침을 막고, 동북과 서남의 이민족을 평정했다. 과감한 개혁으로 행정을 정비하고, 황하의 대형 치수공사를 마무리했다. 장거정의 지혜는 13가지로 요약된다. 각각 중국의 역사 사례를 곁들여 이해를 쉽게 했다.

결국 ‘사람 다루기’ 이야기다. 인간의 속성을 잘 아는 사람이 정치도 매끄럽게 잘한다. ‘물 흐르는 듯한 정치’란 사람의 생각을 잘 헤아리는 것이다. 한 사람의 사소한 농담, 미세한 몸짓에서 단박에 그의 본질을 알아챈다. 중국인들에게 모략이나 지혜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의뭉한 거나 속이 깊은 거나 그게 그거다. 수천 년 동안 중국인들의 영혼에 다지고 다져 넣은 ‘세상살이 DNA’가 그렇다.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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