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우리 꼬마요리사님, 주방에 같이 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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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하는 요리는 멋지다.
지희령 글·김미정 그림/80쪽·1만1000원/한겨레 아이들

한겨레 아이들 제공
한겨레 아이들 제공
어린이 책을 다루다 보니 아이들 책읽기에 대한 조언을 부탁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주저 없이 요리책을 권합니다. 요리 과정을 한 줄씩 읽고 그대로 따라해 보는 것은, 활자를 읽고 자신의 머릿속에서 구체화하는 읽기 훈련으로 더 없이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린이를 위한 요리책이 다양하지 않다는 난점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요리하는 과정뿐 아니라 그 요리를 하게 되는 상황까지 그려져 있어서, 후다닥 차려진 밥상 앞에서 신나게 이야기하며 밥 먹는 느낌이 듭니다. 곤히 자고 있다가도 “엄마, 나 배고파!”라고 딸아이가 속삭이면 로봇처럼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는 엄마, 딱히 정해진 재료 없이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어떡하든 무엇이든 만드는 엄마의 모습은 우리네 엄마와 별 다를 바 없습니다. 이 책의 요리가 만만해지는 대목입니다.

책에는 무려 24가지나 되는 요리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달달한 사탕’처럼 사탕을 예쁘게 접시에 담은 것이 전부인 요리도 있고, ‘소풍 도시락’처럼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요리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언제 먹었더니 맛있더라는 개인적인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이를 읽다 보면 세상에 이보다 맛있는 건 없어 보입니다.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책 속 요리는 그림과 오려붙이기 기법을 함께 사용해 음식이 좀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 보입니다. 마지막에 들어 있는 사진으로 설명한 ‘요리카드’와 견주어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우리 음식이 다양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습니다. 된장국, 콩나물무침 정도의 음식도 선보였다면 좀 더 좋았겠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음식은 다 잘 먹으니까요.

주말, 아이들에게 뭘 해 줄까 고민될 때 아이들과 함께 펴 놓고, 요리 한 가지 따라해 보게 하는 건 어떨까요? 읽고 나서 쓱싹쓱싹, 읽고 나서 조물조물 하는 사이에 음식이 완성됩니다. 밥상에 오른 근사한 요리! 어질러진 주방은 잊어버려야 멋진 엄마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
#엄마와 함께하는 요리는 멋지다#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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