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별별 예쁜 책]하루에 그림 하나씩… 베를린의 햇살과 공기를 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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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을 그리다/에드워드 B 고든 지음·노지양 옮김/233쪽·1만5000원·북노마드

‘베를린을 그리다’는 작가가 지난 6년간 매일 베를린 시내를 산책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을 그림으로 포착한 책이다. 북노마드 제공
‘베를린을 그리다’는 작가가 지난 6년간 매일 베를린 시내를 산책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을 그림으로 포착한 책이다. 북노마드 제공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독일 베를린에서 사는 화가인 저자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일 주변의 사물을 하나씩 유화로 옮기기 시작한 것. 한 번에 그릴 수 있어야 했기에 크기가 가로 세로 모두 15cm를 넘지 않는 작은 그림이었고, 산책 도중에 만난 사물이 소재가 되었기에 그림은 일상의 소박함을 벗어나지 않았다. 화가는 매일 저녁이면 이 그림들을 ‘하루에 하나의 그림’이라는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 사람들과 함께 감상했다.

이 책은 저자가 이런 방식으로 6년간 작업한 결과물 중 알맹이들을 오롯이 추렸다.

벽에 기댄 편한 자세로 신문을 읽는 중년 남성의 진지한 시선부터 쇼윈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여성의 시선에 깃든 욕망, 잠들지 않는 도시를 지키는 호텔 바텐더와 객실 청소원의 어깨에 내려앉은 피로까지 책에 실린 그림에서는 베를린의 햇살과 공기의 냄새가 느껴지는 듯하다.

방황, 계절, 만남, 밤 등 모두 9개의 테마로 분류된 그림과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와 함께 베를린의 광장과 공원, 대로와 뒷골목을 구석구석 거닌 기분이다. 어쩌면 그곳에 사는 것만큼이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그림의 골목길로 산책을 떠나 보시기를.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베를린을 그리다#유화#에드워드 B 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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