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똑소리 판결에 알쏭달쏭 사건이 술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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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판사 퐁퐁이/김대현 신지영 글·이경석 그림/148쪽·1만1000원/창비

행복마을에 사는 황소는 으뜸 농사꾼이다. 성실한 황소가 수확한 배추는 싱싱하고 속이 꽉 찼으며 맛이 좋았다. 반면 게으르고 뺀질대는 족제비의 배추는 잎이 누렇고 크기가 작았다. 시장에서 아무도 자신의 배추를 사주지 않아 화가 난 족제비는 배추를 가득 실은 황소네 경운기를 발로 뻥 찼다. 가파른 도로에 대놓은 경운기는 뒷바퀴에 받쳐놓은 나뭇조각이 튕겨나가면서 미끄러지다가 뒤집혀서 배추가 못 쓰게 됐다.

이 사건에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경운기를 발로 찬 족제비? 브레이크를 제대로 걸어놓지 않은 황소? 동물들은 옥신각신하다 너구리 판사 퐁퐁이를 찾아간다.

수박서리를 하기로 한 다람쥐와 청설모. 청설모는 직접 수박을 훔치기로 하고, 서리가 내키지 않았던 다람쥐는 망을 보다가 도중에 집으로 돌아갔다. 이 경우 다람쥐도 벌을 받을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우등생 사슴이 시험 전날 우연히 시험지를 주웠다. 사슴은 답을 외워 시험을 봤고 만점을 받았다. 사슴은 처벌을 받을까?

알쏭달쏭한 사건에 대해 너구리 판사는 관계자와 목격자들의 주장을 충분히 들어본 뒤 법의 원리에 따라 판결을 내리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여러 상황과 입장을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록 자연스럽게 이끈다.

비 오는 날 교실에 있던 우산이 자기 우산인 줄 알고 가져갔는데 집에 와서 보니 남의 우산일 때는 ‘과실’, 남의 우산이라도 쓰고 가자는 생각에 우산을 훔쳤는데 알고 보니 몇 달 전 잃어버린 자기 우산일 경우 ‘미수’라는 식으로 일러 준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분석하고 근거를 제시하며 해결하는지 논리적 접근법을 익힐 수 있다. 법의 기본 정신과 원리를 알려주기 위해 실제 대법원 판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했다.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너구리 판사 퐁퐁이#알쏭달쏭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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