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질 끝난 식재료-소스 담은 반조리 제품 시장 급성장… 밀키트 덕분에 요리하는 남편 늘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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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업계 첫 ‘셰프박스’ 출시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인기몰이… GS리테일 ‘심플리쿡’도 선전

현대백화점 셰프박스 첫선 17일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 ‘셰프박스’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밀키트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셰프박스 첫선 17일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 ‘셰프박스’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밀키트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서울에 사는 40대 직장인 한모 씨는 지난해 결혼 10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생일상을 차려줬다. 메뉴는 황태미역국,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훈제오리 월남쌈 등 숙련된 요리 실력이 필요한 음식들이었다. 평소 라면을 끓이는 것 외에 제대로 된 요리를 해본 적이 없었던 한 씨가 30분 만에 아내에게 ‘진수성찬’을 선물할 수 있었던 비법은 가정간편식(HMR) 밀키트(Meal kit) 덕분이었다.

가정간편식의 한 종류인 밀키트는 반조리 제품으로 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소스 등이 들어있다. 조리가 끝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일반 가정간편식과 달리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고객이 주문한 후에 제품 제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 씨는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부족한 요리실력 때문에 매번 포기했다”면서 “가정간편식은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고급 식당에서나 파는 메뉴를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고 맛도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약간의 조리과정이 필요한 반조리 제품 위주의 밀키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밀키트 브랜드 ‘셰프박스’를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백화점업계에서 밀키트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돌버섯찜, 양념장어덮밥 등 일반 가정에서 만들기 까다로운 메뉴들이 다수 포함됐다. 레시피 개발에는 유명 셰프인 이송희 씨가 참여했으며 각 제품에는 요리법이 자세히 담겨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잇츠온’이란 이름으로 밀키트 시장에 먼저 뛰어든 한국야쿠르트는 감바스, 치킨라따뚜이, 비프찹스테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선보여 이미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밀키트 제품의 누적 매출은 3월 기준 45억 원이다. 제품이 출시된 지난해(9∼12월) 15억 원의 매출에서 올해는 3개월 만에 매출이 30억 원으로 뛰었다. 한국야쿠르트는 메뉴를 올해 50여 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을 선보인 GS리테일도 1, 2인 가구를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심플리쿡은 이달 기준 4만6000여 개의 누적 판매량을 달성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기존 가정간편식에 비해 메뉴가 특이한 데다 간단하지만 요리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30, 40대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키트 관련 시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미국의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조7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참여 브랜드와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도 매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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