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情]방풍나물 입소문… 전국서 구입문의 쇄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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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방풍나물

전남 여수시 금오도 방풍나물로 만든 초콜릿 선물세트.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 금오도 방풍나물로 만든 초콜릿 선물세트. 여수시 제공
“방풍(防風)으로 만든 차와 초콜릿을 맛보세요.”

남녘 끝자락인 전남 여수시 금오도는 2월이 되면 봄소식이 전해진다. 들녘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면 밭에서는 방풍나물 수확이 시작된다. 방풍나물은 2월 중순부터 7월까지 수확한다. 자연생태 탐방로인 금오도 비렁길이 각광을 받으면서 섬에서 수확하는 방풍나물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금오도 암벽 등에서 자생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방풍의 뿌리는 해열·진통, 거담과 근육통증을 완화시키는 채소로 쓰인다. 방풍은 풍병(風病)을 예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잎은 나물로 먹는다. 꽃의 향기가 강해 난초나 향기 좋은 쑥에 비유된다. 예전에는 대량으로 재배되지 않아 섬사람들만 먹었던 비밀스러운 건강식품이다.

나비 모양의 여수반도는 연평균 기온이 14.3도로 따뜻하다. 금오도는 여수항에서 남쪽으로 22km 떨어져 있다. 온화한 기후와 해풍으로 금오도는 방풍나물 최대 생산지이다. 금오도 500농가가 130ha에서 방풍나물을 재배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금오도 주민들은 1990년대 한약재인 방풍 뿌리를 채취해 판매하기 위해 재배를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방풍 뿌리 가격이 폭락하자 잎을 식용으로 판매했다. ‘갯기름 나물’로 불리는 방풍 잎은 데친 뒤 각종 양념에 무쳐 먹는다. 장아찌, 튀김, 나물밥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맛이 쌉쌀해 샐러드용으로도 쓰인다.

방풍나물은 농약을 거의 쓰지 않는데다 밭에서 재배가 가능해 금오도 주민들의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30년 넘게 방풍나물을 재배하고 있는 김철수 씨(61)는 “잎이 다양한 요리에 쓰이면서 전국에서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로 말했다. 방풍나물은 2∼3월 수확 초기에는 4kg에 2만 원을 웃돌지만 이후 가격이 점차 떨어진다.

다도해 청정해풍을 맞고 자라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금오도 방풍은 초콜릿과 차(茶)로로 맛볼 수 있다. 방풍 차(잎차 40g)와 초콜릿(21개) 가격은 각각 1만5000원.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 방풍나물#금오도 방풍나물#금오도 비렁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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