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서두르다 패스트푸드 돼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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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옥찰 주한 터키대사 부인 ‘음식 대담’

다음 달 2∼5일 열리는 한-터키 음식문화 교류전을 앞두고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왼쪽)과 프나르 옥찰 주한 터키대사 부인이 만나 양국의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다음 달 2∼5일 열리는 한-터키 음식문화 교류전을 앞두고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왼쪽)과 프나르 옥찰 주한 터키대사 부인이 만나 양국의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국에 만두가 있다면 터키에는 이름뿐 아니라 모양까지 비슷한 ‘만트’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숯불구이가 있다면 터키에는 케밥이 있죠. 김치와 된장 같은 식품은 터키인들이 즐겨 먹는 요거트, 치즈와 같은 발효식품입니다.”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68·여)은 한식과 터키 음식의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한-터키 음식문화 교류전’을 앞두고 23일 윤 이사장이 프나르 옥찰 주한 터키대사 부인(59)과 만나 양국의 음식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 이사장은 3년 전 터키에서 고등어를 겹겹이 쌓아올린 고등어 케밥과 고등어 샌드위치를 처음 맛봤다. 바로 그 순간 그 음식이 한국의 불고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옥찰 씨는 “공통점은 더 있다”며 “양국 모두 차를 즐겨 마시는 것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옥찰 씨는 문화 교류에 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터키에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라’는 말이 있어요. 어디 남자만 그럴까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이에 대해 윤 이사장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음식이 있어 다른 나라 음식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 나라 음식을 이해하면 성숙한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옥찰 씨는 터키의 예를 들어 조언했다. “케밥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때 빨리 요리되는 특성을 강조하다가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습니다. 한식은 케밥과 달리 전통과 균형을 맞추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 이사장도 “불고기, 비빔밥 같은 단일 품목에 치중하지 않고 한류 드라마처럼 문화와 결합해야 한식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한 우방국이다. 1972년에는 두 나라 간에 문화협정이, 2006년에는 관광협정이 체결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3, 4위전에서 맞붙어 우호적인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두 나라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으며 내년에는 수교 70년을 맞는다.

한-터키 음식문화 교류전은 다음 달 2∼5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안에 있는 한식문화관 4층 체험관에서 열린다. 한국과 터키 음식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는 자리로, 각국 대사와 한식업계 및 언론문화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한식#터키#한-터키 음식문화 교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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