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잘래” 한마디에 조명 꺼지고… 침대는 평평하게 취침모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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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가구-인테리어 새 트렌드

기술발달과 사회 변화가 가구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스마트센서가 적용된 한샘의 스마트 모션 베드(위쪽 사진), 친환경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현대리바트 가구. 한샘·현대리바트 제공
기술발달과 사회 변화가 가구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스마트센서가 적용된 한샘의 스마트 모션 베드(위쪽 사진), 친환경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현대리바트 가구. 한샘·현대리바트 제공
“오케이 구글, 이제 그만 잘래.”

“네. 침실 절약 모드 활성화를 실행합니다. 조명 3개를 끕니다. 알람시간을 언제로 설정할까요?”

잠자리에 들고 싶다는 여성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텔레비전과 방안 조명이 꺼지고 침대에 설치된 은은한 불빛의 조명이 켜졌다. 방금 전까지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던 침대는 평평한 기울기로 서서히 바뀌었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해 다음 날 아침 기상 시간을 설정하자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인사말과 수면을 도울 만한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올해 가구 트렌드 중 하나로 지목되는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가구가 적용된 한 장면이다.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 ‘코리아빌드’에서 실제로 한샘은 스마트 가구를 강조한 전시회를 열었다. 한샘은 이날 ‘2019 봄·여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발표회’라는 주제로 생애주기별 인테리어 4가지(신혼부부 가정, 유아가 있는 가정, 초등생 쌍둥이 자매가 있는 가정, 중학생 여자아이가 있는 스마트홈)를 제안했다.

신혼부부 집에는 둘만의 취미공간이, 유아가 있는 집에는 아이 침실 옆의 엄마 서재가, 쌍둥이 자매가 있는 집은 넉넉한 수납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중 단연 관람객을 끌어들인 곳은 스마트홈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침대에는 스마트 센서가 부착돼 사용자의 심박이나 호흡 등을 분석해 지난밤 수면의 질을 분석한다.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센서가 이를 포착해 텔레비전과 조명을 끄고 침대의 기울기를 바꾼다.

잠자리뿐 아니라 ‘영화 볼래’라는 말 한마디로 거실에 불이 꺼지고 블라인드와 전동 스크린이 내려오는 등 영화관 분위기로 집안을 바꿀 수 있다. 한샘은 정보기술(IT) 가전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패키지 상품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이재건 한샘 IoT기획팀 선임연구원은 “구글의 음성인식 기술과 한샘이 만나 가구를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별도의 IoT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아파트에서도 무선인터넷만 연결되면 이 같은 스마트한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구 트렌드 중 또 다른 하나는 모듈형 가구다. 까사미아는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싶어 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공간 활용 및 변화에 효율적인 ‘모듈형 가구’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돈 등 가구에서 화학물질이 검출되면서 ‘고품질’과 ‘친환경’을 추구하는 바람도 불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키즈 가구 브랜드 ‘리바트 키즈’ 주요 제품에 국내 최초로 독일 샤트데코사의 친환경 고내구성 LPM 표면재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는 세라믹 소재를 가구에 적용하기 위해 세계 3대 세라믹 기업 플로림과 독점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재충전’도 주요한 트렌드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저녁 있는 삶’이 확산되면서 와인이나 커피잔을 수납할 수 있는 전용 찬장이나 다양한 조명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취미 용품을 넣을 수 있는 선반 등도 인테리어 용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사회 이슈나 변화가 가구와 인테리어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홈바 같은 워라밸 상품이나 가구의 원자재를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스마트 가구#인테리어#인공지능#사물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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