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월드 2018]바젤월드 ‘101번째 생일’…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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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계·주얼리 박람회 ‘스위스 바젤월드’

올해 바젤월드에선 여성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들이 여럿 출시됐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올해 바젤월드에선 여성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들이 여럿 출시됐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지난달 22일 스위스 북부의 작은 도시 바젤(Basel)은 들떠 있었다. 루체른이나 인터라켄 같은 유명 관광지가 아니었지만 시내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중앙역 인근 트램 정류장에 줄을 선 사람 대부분은 대형 박람회장인 메세 바젤(Messe Basel)로 향하는 1번과 4번 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의 출근길에서 자주 보는 ‘지옥철’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무거운 걸음을 이어가던 트램 창문 밖으로 ‘바젤월드(Basel World)’라고 적힌 파란색 대형 현수막이 보였다. 적어도 일주일간은 스위스의 그 어떤 유명 관광지보다 북적일 ‘바젤월드 2018’ 현장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출시 앞둔 신제품… 여성 타깃 제품도 여럿

그랜드세이코 SBGT241
그랜드세이코 SBGT241
1917년 첫선을 보인 바젤월드는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대표적인 글로벌 시계·주얼리 박람회다. 유제품, 시계 등 스위스 대표 상품을 전시하는 종합 박람회의 시계·주얼리 섹션으로 시작해 1931년 독립 부스를 선보였다. 바젤월드란 명칭은 2003년부터 불리기 시작했다. 올해 행사는 3월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이어졌다. 박람회장은 조만간 출시를 앞둔 신제품과 시계·주얼리 트렌드를 엿보기 위해 먼 걸음을 달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시회장에는 브라이틀링, 오메가, 위블로 등 스위스 브랜드부터 세이코, 카시오 같은 일본 업체까지 전 세계 유명 시계 회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8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8
올해 바젤월드에선 새 디자인을 적용한 신제품이 대거 공개됐다. 브라이틀링은 브랜드의 상징인 날개 모양의 로고 대신 알파벳 B 모양의 새 로고를 적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올해 내놓은 ‘내비타이머8’과 새 로고를 적용한 스테디셀러 ‘내비타이머1’이 단연 눈에 띄었다. ‘씨마스터 다이버 300M’ 모델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시계 본체 앞면(다이얼)에 물결 무늬 디자인을 적용한 오메가의 신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또 올림픽 대표 타임키퍼 브랜드답게 올림픽 참여국 국기를 디자인에 적용한 제품도 돋보였다.

오메가 여성 전용 컬렉션 트레저
오메가 여성 전용 컬렉션 트레저
올해 바젤월드에선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하이앤드 시계의 주 고객이 남성인 탓에 주로 크고 기능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였던 지금까지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시계 크기가 직경 40mm 미만인 제품들이 여럿 보였다. 스포츠시계로 잘 알려진 태그호이어 부스에는 ‘LADIES’라고 적힌 여성 제품 섹션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한 외국인 여성은 “태그호이어는 남자 시계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여성 제품이 전시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남성 제품이 많은 오메가도 올해는 작심한 듯 여성 전용 라인인 ‘트레저’를 선보였다.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주얼리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주얼리
패션 브랜드 전통 시계에 도전장
시계 비즈니스도 활발

하이엔드 시계에 관심을 갖는 여성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전문 제조회사의 동력장치(무브먼트)를 빌려와 제품을 생산했던 까르띠에, 샤넬 등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시계 개발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샤넬은 2016년 브랜드 최초로 자사 동력장치를 장착한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세 번째 제품을 선보였다. 샤넬 관계자는 “매뉴팩처(시계 제조공장)도 인수해 하이앤드 시계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냥 예쁜 시계가 아니라 원래 사넬이 가진 미적 감각에 고도의 기술이 더해진 제품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까르띠에는 이보다 앞선 2010년 자사가 개발한 동력장치 제품을 내놓으며 전통 시계 브랜드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샤넬 보이프렌드 스켈레톤
샤넬 보이프렌드 스켈레톤
올해로 101회 째를 맞이한 바젤월드는 단순히 신제품을 구경하는 시계 전시회가 아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전시회장을 찾긴 하지만 사실 바젤월드는 시계 비즈니스를 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다. 전시회 기간 동안 이곳을 통해 시계산업 관계자들의 한해살이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선박 모양으로 디자인된 브라이틀링 부스 안 곳곳에선 실제 판매 계약이 여러 건 진행되고 있었다. 브라이틀링 관계자는 “바젤월드에서 상당수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계 브랜드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행사”라고 말했다. 올해 바젤월드에는 일주일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렸다.

바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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