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누구나 입을 수 있고 모두가 매력적… 올 가을엔 ‘레트로’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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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패션위크’에서 미리 만나본 2018 F/W 트렌드

2018년 가을·겨울(F/W) 트렌드의 키워드는 1980년대 감성이다. 화려하게 색을 입힌 인조모피(왼쪽과 오른쪽),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매트릭스룩(가운데) 등 레트로 느낌을 살리면서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뉴욕과 런던의 런웨이를 장식했다. APR 제공
2018년 가을·겨울(F/W) 트렌드의 키워드는 1980년대 감성이다. 화려하게 색을 입힌 인조모피(왼쪽과 오른쪽),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매트릭스룩(가운데) 등 레트로 느낌을 살리면서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뉴욕과 런던의 런웨이를 장식했다. APR 제공
《계절은 봄을 향하지만 패션은 이미 가을과 겨울의 문턱에 서 있다. 봄이 다가오는 뉴욕에서는 8∼14일(현지 시간) 올해 가을·겨울(F/W) 트렌드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뉴욕 패션위크’가 열렸다. 톰포드와 마크 제이콥스, 마이클 코어스, 알렉산더 왕, 캘빈클라인, R13, 빅토리아 베컴, 프로엔자스쿨러, 코치, 한국의 손정완까지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컬렉션에 참여했다.

패션위크를 통해 엿본 올 F/W 시즌의 키워드는 ‘80년대’였다. 1980년대 유행했던 트렌드가 2018년 뉴욕의 패션위크를 뒤덮었다. 다양한 애니멀 프린트와 체크의 패턴믹스, 화려한 컬러풀 퍼, 메탈릭 소재와 롱 가죽 코트가 특징인 해트릭스 룩, 롱패딩과 롱코트까지 1980년대 레트로 분위기가 가득했다. 누구나 입을 수 있으면서 모두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패션 트렌드였다. 레트로는 뉴욕을 지나 런던 패션위크까지 번졌다. 화려한 스팽글과 묵직한 시큐리티 블랭킷이 런던 런웨이를 수놓았다.》

체크와 레오파드, 대담한 패턴믹스

2018년 가을·겨울(F/W) 시즌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애니멀 프린트와 다채로운 패턴이 결합한 패턴믹스가 화제였다. APR 제공
2018년 가을·겨울(F/W) 시즌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애니멀 프린트와 다채로운 패턴이 결합한 패턴믹스가 화제였다. APR 제공

올해 F/W 시즌 뉴욕 패션위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애니멀 프린트였다. 치타와 얼룩말, 호랑이와 뱀까지 옷 위에서 대담하게 살아 숨쉬었다. 애니멀 프린트는 가을과 겨울에 언제나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이 됐지만 이번 시즌에는 애니멀 프린트와 함께 다채로운 프린트가 믹스된 패턴믹스가 화두였다.

마이클 코어스는 체크와 함께 레오파드, 플라워, 지브라 등을 과감하게 섞은 패턴믹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레드와 옐로 등 대범한 색이 더해진 마이클 코어스의 이번 컬렉션 속 패턴들은 경쾌하면서 신선한 감각으로 무대를 누볐다.

캘빈클라인과 손정완도 체크와 레오파드 등의 패턴믹스를 선보였고 프로엔자스쿨러는 다양한 패턴의 가죽 패치워크로 수공예 감성을 보여줬다.

전 세계적으로 에코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겨울에는 전보다 컬러풀한 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퍼와 비교해 에코퍼의 장점은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다는 것. 이런 에코퍼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한 총천연색 퍼가 올해 더욱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퍼 프리’ 선언을 한 마이클 코어스는 약속을 지키듯 이번 컬렉션 무대에서 핑크와 그린, 옐로 등 화려한 컬러의 모든 퍼 제품을 에코퍼로 선보였다.

에코퍼의 진화를 리얼퍼가 가만히 두고 볼 수 있을까. 리얼퍼 역시 화려한 색을 뽐내며 런웨이로 들어왔다. 손정완은 아이보리와 적색의 퍼코트로 우아하면서 세련된 감각을 뽐냈다. 캘빈클라인은 브라운의 퍼코트에 스트라이프 디테일을 더해 이목을 끌었다.

가죽과 메탈릭, 매트릭스 룩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주인공들은 항상 몸에 딱 붙는 가죽바지와 긴 가죽코트를 입고 다닌다. 누군가에게 쫓길 때나 적과 격투를 벌일 때도 이 패션을 포기하지 않는다. 올해 뉴욕 패션위크에는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룩이 대세였다.

매트릭스 룩은 가죽 코트와 메탈릭한 소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멋이 갈린다. 시크한 멋이 돋보이는 가죽 코트는 F/W 시즌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으로 올해는 몸매를 드러낼 수 있는 실루엣이 눈길을 끌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메탈릭 소재가 더해진 실버 의상들은 1980년대 레트로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급식 패션’이라 불리는 롱패딩, 드라마 ‘도깨비’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롱코트 열풍은 시대를 앞서간 트렌드였을까. 올해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롱패딩과 롱코트가 런웨이에 자주 등장했다. 발목까지 오는 롱패딩과 롱코트들은 보온성은 물론 멋까지 챙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올 시즌에 급부상했다.

이는 앞서 밀라노에서 진행된 남성 컬렉션에서도 볼 수 있는 경향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레더 배색이 들어간 롱코트를 비롯해 부드럽게 광택이 흐르는 롱코트까지 다양한 롱코트를 선보였다.

곳곳에서 열린 거리 행사도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와 레오파드의 조합. 낯설지만 익숙한 패션이 올해 가을과 겨울에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APR 제공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와 레오파드의 조합. 낯설지만 익숙한 패션이 올해 가을과 겨울에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APR 제공
클럽모나코가 5일 뉴욕 5번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한 ‘나우 유 씨 미(NOW YOU SEE ME)’ 이벤트도 눈길을 끌었다. 2018 봄 여름(S/S)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진행된 클럽모나코의 이번 이벤트는 다가올 2018 F/W 시즌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당장 다가올 2018 S/S 시즌의 제품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장은 물론 맨해튼 주요 거리 곳곳에서 게릴라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포스터, 아트월, 미디어 프로젝션 영상 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옥외 광고 및 매장 내 설치물로 고객과 소통하며 뉴욕 패션위크에 발자취를 남겼다. ‘나우 유 씨 미’는 어떤 것으로 정의되지 않고 항상 열려 있는 클럽모나코의 정신을 담고자 ‘빛, 그림자 및 반사(Light, Shadow, Reflection)’를 주제로 고객이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공간과 함께 클럽모나코의 여성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다. 클럽모나코 최고경영자(CEO) 인 프란시스 피에르는 “뉴욕 패션 위크는 끊임없이 진화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런웨이 쇼와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런던에도 분 레트로 바람

뉴욕에서 시작된 2018 F/W 패션위크는 런던에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옷 전체에 스팽글 장식을 달아 화려하게 꾸민 맥시멀리즘 트렌드가 돋보였다 무지개를 활용한 레인보룩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무지개색은 성소수자를 응원한다는 의미로 잘 알려져 있다. 옷 전체를 무지개색 하나하나로 뒤덮은 퍼부터 상하의를 무지갯빛으로 뒤덮은 옷까지 다양했다.

담요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활용한 시큐리티 블랭킷 패션도 선보였다. 몸을 담요로 감싼 모델이 런웨이를 거닐며 시선을 모았다. 금색과 은색의 명주실로 두껍게 짠 비단인 브로케이드로 복고 느낌을 낸 재킷과 치마 장식, 스코틀랜드 전통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격자무늬가 들어간 직물로 만든 코트도 올해 트렌드로 꼽혔다.

화려한 레트로의 귀환 속에서도 시크함을 내세운 올 블랙 모노크롬 룩은 여전히 힘이 있었다. 비즈니스 우먼을 위한 탄탄하고 강직한 블랙룩이 런던을 수놓았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2018 f/w 트렌드#뉴욕 패션위크#80년대#패션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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