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슈즈부터 백, 오버사이즈 원피스까지 ‘보라’에 빠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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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색 ‘울트라 바이올렛’

스텔라 매카트니는 2018 봄여름 컬렉션에서 한 톤 다운된 바이올렛 니트를 선보였다. 포근한 질감에 부드러운 느낌의 바이올렛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2018 봄여름 컬렉션에서 한 톤 다운된 바이올렛 니트를 선보였다. 포근한 질감에 부드러운 느낌의 바이올렛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국 여왕과 왕은 대관식 때 ‘세인트 에드워드 왕관’을 쓴다. 권력을 상징하듯 2.2kg에 달하는 무거운 왕관은 짙은 바이올렛 벨벳으로 받쳐져 있다. 다른 영국 왕관들의 장식에도 모두 바이올렛 벨벳이 쓰인다. 대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1308년부터 영국 여왕과 왕이 대관식을 했던 의자가 있는데 이 의자의 팔걸이 역시 짙은 바이올렛 벨벳으로 감싸여 있다. 여왕이 생일 행렬에 사용하는 마차 역시 바이올렛 쿠션으로 장식돼 있다고 한다.
끌로에 ‘픽시 백’
끌로에 ‘픽시 백’

권력을 상징하는 바이올렛의 역사는 오래됐다. 이탈리아 라벤나의 산 비탈레 교회에는 547년에 제작된 모자이크화가 있다. 이 그림에서 여황제 테오도라와 그의 남편인 유스티니안 황제가 입은 의상 색깔은 아주 짙은 바이올렛이다.
‘에나멜 놋’을 조합한 보테가 베네타의 라일락썸머 드레스 룩
‘에나멜 놋’을 조합한 보테가 베네타의 라일락썸머 드레스 룩
여성과 남성, 모두를 아우르는 색

권력의 집약체인 바이올렛은 극단적 가치를 모두 아우른다. 빨강과 파랑, 두 가지 상반된 색이 섞여 만들어낸 신비로운 이 색은, 오래전 영국과 이탈리아의 여왕과 왕에게 쓰였듯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어색함 없이 어울린다.

패션 브랜드들도 올해 봄여름 시즌 앞다투어 바이올렛 드레스와 슈트를 내놨다. 푸른빛을 바탕으로 하는 ‘울트라 바이올렛’을 그대로 담은 제품부터 은은한 연보라에 이르기까지 남녀 모두에게 거부감 없는 다양한 빛깔의 바이올렛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2018 S/S(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밝은 보라색이 화사한 느낌을 주는 오버사이즈 원피스를 선보였다. 로브 스타일로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과 팔 부분의 프릴 장식, 허리를 묶는 매듭이 멋스럽다.

스텔라 매카트니의 오버사이즈 원피스
스텔라 매카트니의 오버사이즈 원피스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이번 시즌 바이올렛을 활용한 팬츠와 셔츠를 내놨다. 상하의를 한 벌로 매치하고 보색인 초록빛 조끼나 재킷을 매치하면 좋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상으로 코디를 한 후 상의나 하의 중 하나의 제품만 바이올렛으로 포인트를 주면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폴스미스’도 S/S 컬렉션에서 점퍼부터 재킷, 팬츠에 이르기까지 짙은 바이올렛 색 제품을 통일감 있게 선보였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의 점퍼는 격식을 차린 옷차림과 캐주얼한 옷차림에 모두 매치할 수 있다. 바이올렛 재킷과 팬츠는 한 벌 슈트로 착용하거나 다른 색상의 상하의와도 어울린다. 재킷 안감에는 하늘색이 적용돼 화사하다.
상하의 모두 바이올렛으로 매치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2018 봄여름 컬렉션
상하의 모두 바이올렛으로 매치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2018 봄여름 컬렉션

바이올렛 포인트로 시선집중


보라색은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색이다.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바이올렛을 적극 차용하는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그만큼 도전하기 쉽지 않은 색이라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보라색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바이올렛 드레스나 슈트가 부담스럽다면 백이나 슈즈로 소화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에르메스’는 올해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바이올렛 클러치를 선보인다. 자로 잰 듯한 커팅이 매력적인 ‘멀티플리스 에르메스 클러치’는 아직 입고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품이다. 레이어드형 플랩으로 에르메스의 첫 글자인 넓은 ‘H’가 포인트다. 하나만 들어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보테가 베네타 ‘윙 팁 시티 놋’.
보테가 베네타 ‘윙 팁 시티 놋’.


‘끌로에’는 봄 시즌 ‘픽시 백’을 오묘하면서 매력적인 빛깔의 보라색으로 연출했다. 지난해 F/W(가을겨울) 시즌 처음 선보인 픽시 백은 런웨이에 공개되자마자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제품이다. 염소가죽과 부드러운 스웨이드에 승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골든 스터드 장식 밴드, 골드 브레이슬릿 손잡이는 중성적 매력을 자아낸다. 숄더백과 토트백 두 가지로 활용 가능하고 가죽 스트랩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에르메스 ‘멀티플리스 에르메스 클러치’
에르메스 ‘멀티플리스 에르메스 클러치’


여러 시즌 동안 지속적으로 우아한 놋(Knot·매듭) 컬렉션을 선보여 왔던 ‘보테가 베네타’는 이번 S/S 컬렉션에 이국적인 체크무늬를 더한 ‘에나멜 놋’을 내놨다. 레이스를 엮어 만든 것 같은 디자인의 ‘윙 팁 시티 놋’도 사랑스럽다. 베네치아의 한 섬에서 영감을 받은 ‘부라노’는 고급스러운 파이톤 소재 위에 장인의 핸드페인팅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루이뷔통’은 손잡이와 내피에 바이올렛을 입힌 독특한 실루엣의 ‘네오노에’를 선보였다. 은근히 바이올렛의 매력을 발산하면서도 시선을 사로잡고 싶다면 다채로운 컬러의 노에 백도 제격이다.
구찌 ‘에이스 레이스 스니커즈’
구찌 ‘에이스 레이스 스니커즈’

바이올렛 색깔 레이스를 활용한 ‘구찌’의 ‘에이스 레이스 스니커즈’도 유니크한 매력을 뽐낸다. 구찌 고유의 웹 스트라이프가 들어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스텔라 매카트니#울트라 바이올렛#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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