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 옷 이쁘오” “이게 유행이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취임식날 한복 대신 양장 입은 영부인, 보수적 정계에서 진취적 패션의 파격
봄-여름철이면 인기 끄는 ‘꽃무늬’… 올해는 가방-신발-남성의류까지 확산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흰색 꽃무늬 재킷을 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 동아일보DB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흰색 꽃무늬 재킷을 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 동아일보DB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10일 취임식 의상은 화제였다. 역대 영부인들이 취임식에서 한복을 입었던 것과 달리 김 여사는 흰색에 검은색 꽃무늬가 그려진 새틴 소재의 재킷을 입었다. 누리꾼들 반응도 뜨거웠다. “파격적이다” “보다 친근하게 보인다”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허환 패션디자이너는 “가장 보수적인 패션을 보여주던 정치계에서 대통령의 부인이 꽃무늬 의상을 입었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보다 진취적인 이미지 메이킹의 표시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올해 봄여름에는 꽃무늬가 대세다. 꽃무늬는 매년 이 무렵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성별을 초월해 더 폭넓게 다양한 부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방, 신발,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남성 의상에도 꽃무늬가 접목됐다.

꽃무늬가 들어간 여성 의상은 지난해보다 5∼8배 매출이 늘어났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템이 됐다. 꽃무늬 특성상 스타일에 생기를 주고, 시선을 분산해 날씬해 보이는 효과 덕분이다. 여기에 복고풍 패션이 유행하면서 꽃무늬가 더 이상 촌스러운 무늬가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올해 봄과 여름에는 보기만 해도 꽃향기가 날 것 같은 꽃무늬 의상 가방 신발 액세서리가 인기다. [1]다양한 꽃무늬가 유화처럼 펼쳐진 지컷의 꽃무늬 원피스 [2]마르니의 화려한 무늬 토드백 [3]남녀 모두 쓸 수 있는 꽃무늬 모자 [4]돌체&가바나의 구두 [5]남성용 블루종. 신세계인터내셔널 11번가 삼성물산 제공·동아일보DB
올해 봄과 여름에는 보기만 해도 꽃향기가 날 것 같은 꽃무늬 의상 가방 신발 액세서리가 인기다. [1]다양한 꽃무늬가 유화처럼 펼쳐진 지컷의 꽃무늬 원피스 [2]마르니의 화려한 무늬 토드백 [3]남녀 모두 쓸 수 있는 꽃무늬 모자 [4]돌체&가바나의 구두 [5]남성용 블루종. 신세계인터내셔널 11번가 삼성물산 제공·동아일보DB
신세계인터내셔널 김주현 여성복 마케팅 담당 부장은 “꽃무늬 의상은 기본적으로 화려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단조로운 색상의 재킷, 카디건 등과 조합하면 포인트로 활용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의상뿐 아니라 가방, 신발 등에도 꽃무늬가 인기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이고 속옷 브랜드에서도 꽃무늬를 활용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가방과 신발에 꽃무늬를 피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제는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는 요소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는 이미 꽃무늬 가방, 모자, 지갑 등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오수민 수석연구원은 “생활용품 속에서도 다양한 패턴의 꽃무늬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며 “기존의 꽃무늬 상품이 봄여름 등 한정된 계절에만 보였다면 이제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각적 여유와 안정을 주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상품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좀처럼 꽃무늬를 허용하지 않았던 남성 의상의 꽃바람도 이례적이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5월 1∼14일 남성 꽃무늬 바지, 셔츠, 신발 등 검색어는 총 625회로 지난해 동기 221회보다 3배 가깝게 늘었다. 11번가 김준수 의류팀장은 “남성들이 휴가 때나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꽃무늬를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환 패션디자이너는 “불황으로 옷이 미니멀해지면서 꽃무늬 등 프린트 등이 과감해지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문재인#김정숙 여사#영부인 의상#꽃무늬 패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