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어디서든 통하는 ‘애니메이션 한류’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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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레인보우 루비’ 탄생시킨 신동식 CJ 애니메이션 본부장

‘레인보우 루비’를 제작한 신동식 CJ E&M 애니메이션 본부장. 왼쪽 앞에 있는 것이 그가 탄생시킨 레인보우 루비 캐릭터다. CJ E&M 제공
‘레인보우 루비’를 제작한 신동식 CJ E&M 애니메이션 본부장. 왼쪽 앞에 있는 것이 그가 탄생시킨 레인보우 루비 캐릭터다. CJ E&M 제공
‘마을에 불이 나면 소방관으로 변신하고, 비행기 조종사가 필요할 땐 파일럿으로 변한다….’

모든 분야의 꿈을 이뤄가는 애니메이션 ‘레인보우 루비’의 주인공 루비의 모습이다. 평범한 내용으로 보이지만 특기할 점은 주인공 ‘루비’가 소녀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외 애니메이션에서 씩씩한 캐릭터는 주로 소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암묵적인 편견을 깨고 당당한 소녀 캐릭터로 무장한 ‘레인보우 루비’가 2일부터 EBS에서 방송되기 시작했다.

레인보우 루비는 국내에 방송되기 전 이미 해외에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캐나다와 대만 등 해외 30여 개 채널에서 지난해부터 방송됐다. 지난해 핀란드 방송국 YLE에서 방송될 당시에는 동시간대 점유율 40%를 넘으며 ‘루비’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레인보우 루비를 소녀 교육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되는 유네스코의 ‘걸스 에듀케이션(소녀 교육)’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유네스코의 홍보대사로 국내 애니메이션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인보우 루비의 기획을 이끈 것은 신동식 CJ E&M 애니메이션 본부장(49)이다. 지난달 28일 ‘레인보우 루비’ 사업설명회에서 만난 신 본부장은 “고정된 성역할이 아닌 여성이 주도적으로 꿈을 이뤄 나가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해외 어디에서든 통용되는 이야기를 통해 ‘애니메이션 한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1995년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 투니버스에 입사한 후 더빙, 제작, 기획 등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전 분야를 고루 거쳤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미국의 디즈니와 일본의 에반게리온 등의 큰 성공을 지켜보면서 ‘한국판 디즈니’를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 본부장이 가장 노력을 쏟은 것은 국산 애니메이션의 확대였다. 그는 “해외 작품을 수입하는 것만으론 부가가치 창출과 노하우 축적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지난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투니버스가 자체 기획한 ‘신비아파트: 고스트볼의 비밀’이 최고 시청률 5.8%(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신비…’는 지난해 12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영상 클립 조회수에서 688만 건을 기록해 tvN의 ‘도깨비’(5740만 건)에 이어 전체 프로그램 중 2위를 기록했다.

신 본부장은 레인보우 루비에 대해 “제작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과 부가가치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춘 국내 첫 애니메이션”이라며 “완구뿐 아니라 테마파크,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레인보우 루비#신동식#cj 애니메이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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