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나는 웹툰 유료 독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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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친구 A와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A는 새로 올라온 웹툰 이야기를 꺼내며 “그거 봤음? 완전 대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3주 전 돈을 지불하고 미리 본 내가 “돈 내고 이미 다 봤음”이라고 하자 A는 ‘호구냐’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더니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책을 들이댔다. 공유만으로도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에 ‘남보다 더 먼저 알려는 욕구’를 이용해 돈을 버는 포털사이트가 괘씸하다는 거다. 그 수법에 넘어간 독자 역시 호구라고 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궁금함을 3주간 참을 만큼 인내심이 있지 못하다. 200원(1화 보는 데 드는 비용) 정도는 기꺼이 낼 만큼 돈도 번다. 비용보다 효용이 크기에 기꺼이 유료 독자를 자청했다. 지적 노동의 결과물인 책만큼은 선물로 주고받지 않는다는 한 여성학자의 글을 읽고는 근사한 정당성까지 부여받았다. 그렇다. 나는 몇 안 되는(?) 웹툰 유료 독자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제러미 리프킨#한계비용 제로 사회#남보다 더 먼저 알려는 욕구#웹툰 유료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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