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도 늘 받아 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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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 피터 손 감독-김재형 애니메이터

픽사의 1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는 이민 2세대인 피터 손 감독(왼쪽)과 의사 출신 애니메이터 김재형 씨 등 두 한국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호호호비치 제공
픽사의 1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는 이민 2세대인 피터 손 감독(왼쪽)과 의사 출신 애니메이터 김재형 씨 등 두 한국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호호호비치 제공
“어릴 때 드라마 ‘모래시계’와 ‘서울뚝배기’를 보며 자랐어요. 픽사는 진정성이 작품에서 묻어나기를 원해요. 제 문화적 배경인 한국이 작품에 녹아들 수밖에 없죠.”(피터 손 감독·39)

“픽사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합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의 다양한 시도를 받아주는 곳이에요.”(애니메이터 김재형 씨·43)

7일 개봉하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전체 관람가)는 두 한국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바로 이민 2세대인 피터 손 감독과 애니메이터 김재형 씨다. 두 사람을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굿 다이노’는 선사시대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공룡 알로와 인간 소년 스팟의 우정을 다뤘다. 자연 풍광을 실사 영화라고 착각할 정도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표현했다.

‘굿 다이노’는 보통 3∼4년인 3차원(3D) 애니메이션 제작 기간보다 훨씬 짧은 2년 만에 완성됐다. 여기에는 한국인의 성실성이 있었다. 손 감독은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며 오전 4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셨다”며 “아버지의 성실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한국인 스태프는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처음부터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해 온 손 감독과 달리 김 씨는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의를 하다가 애니메이터로 ‘전직’했다. 김 씨는 “한창 힘든 수련의 1년 차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 힘들어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관련 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6년 픽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니모를 찾아서’ ‘업’ ‘인사이드 아웃’ 등에서 경력을 쌓아 현재 베테랑 애니메이터로 불린다. 그는 “후회한 적은 없지만 한계에 부닥친 적은 많다. 지금도 드로잉 수업을 받는 등 기본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 한국 TV 프로그램이나 비디오 게임을 보면 기술력이 대단합니다. 관객에게 통할 만한 이야기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곧 한국에서도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피터 손 감독)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픽사#굿다이노#피터손#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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