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선정 진통 ‘국립한국문학관’ 은평 기자촌에 건립…2022년말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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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8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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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진통 끝 확정…“만족스럽지 못한 면 있어”
한국문학유산 수집·보전…거점문학관도 지정

부지 선정을 두고 진통을 겪었던 ‘국립한국문학관’이 서울 은평구 기자촌에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한국문학 유산 및 원본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제공할 국립한국문학관 건립부지로 서울특별시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문화역서울284,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파주시 헤이리 부지가 최종 후보지에 올랐지만 심사위원 간 격론 끝에 은평구가 최종 낙점됐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위해 지난 5월 문학, 도시설계, 건축, 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염무웅)를 구성하고 그 아래 건립운영소위원회, 자료구축소위원회 등 2개 실무소위원회를 두어 문학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건립운영소위원회는 그동안 지자체에서 공모한 24개 부지와 국유지 2곳 등 모두 26곳을 심사해 최종 후보지로 4곳을 추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8일 건립부지 선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은평구는 접근성, 확장성, 국제교류가능성 등 평가 기준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접근성, 주변에 다양한 문학과 문화예술 시설이 입지해 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평가됐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염무웅 위원장은 “원래 원한 곳은 서울의 더 중심에 위치한 용산이었는데 용산공원은 종합 계획이 만들어지는 데 최소 10년은 걸린다고 한다.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면이 있지만 은평구로 최종 결정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위원회는 용산 다음으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국유지와 문화역서울284를 문학관 부지로 고려했지만 각각 기획재정부와 문화재청의 반대로 차차선책으로 은평구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평구는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해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전철 신분당선을 연장(예비타당성 조사 개시)해 기자촌역을 설치하고 그 지하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기반(플랫폼) 광장으로 조성하는 등 최적의 문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에는 2022년까지 608억원(건립 518억원, 자료구축 90억원)이 투입된다. 내부는 연면적 1만4000㎡ 내외의 수장고와 보존·복원시설, 전시시설,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시설, 공연장 및 편의시설 등의 세부시설로 구성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16년 7월 부지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지자체 간 경쟁 과열로 그해 6월24일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에도 문학관 건립을 두고 우여곡절은 계속됐다. 문학진흥태스크포스(TF)는 2016년 12월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 등 5개 기준에 따라 건립부지를 선정하기로 하고 문화역284, 국립극단 부지, 용산공원 부지(미군기지 이전부지)와 선정기준에 적합한 국유지 등을 검토했다.

문학진흥정책위원회는 3차례 회의를 거쳐 지난해 9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를 최적 후보지로 의결했지만 서울시 등이 용산공원 계획 미확정 등을 이유로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문체부는 최종 부지가 확정됨에 따라 설립추진위원회 및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국립한국문학관의 청사진을 담은 건립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사를 진행해 2022년 말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유실·훼손되고 있는 한국문학유산과 원본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시·교육·체험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자료구축소위원회는 고전부터 현대까지 발행된 한국문학 자료를 발행연도와 분야 제한 없이 도서·유물부터 디지털자료까지 수집하는 것으로 기본원칙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증과 공모 구입 등 구체적인 수집 계획을 세웠다.

또 8월에는 서지학의 권위자이자 국내 대표 문학자료 소장가로 알려진 고(故) 하동호 교수의 도서 3만3000여 점과 유물 100여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기도 했다. 기증 도서에는 채만식의 ‘탁류’ 초판본(국내 유일본),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탑’ 초판본 등이 포함됐다.

서영인 자료구축소위 간사는 “법적 문제 등으로 부지가 우선과제가 됐지만 올해 6월부터 소위 활동을 통해서 자료를 모으고 있다”면서 “하동호 교수가 기증한 자료 외에도 문인들과 원로 연구자들의 기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이 개관할 즈음에 권역별로 주요 지역문학관을 거점형 문학관(4~6개 내외)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지역문학관 상주작가 배치 지원, 소장자료 보존 및 복원 지원, 문학관 건립 지원(올해 1개 문학관 6억원) 등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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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문학관 부지 전경.(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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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이 8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지선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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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동호 교수 기증 자료, 탁류 초판본 등(문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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