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티안 업데이 디렉터 “애플 아닌 삼성과 손잡은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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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미하엘 파우스티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베를린 본사에서 삼성과의 협력 이유, 현황, 향후 한국 진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베를린=하정민기자 dew@donga.com
업데이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미하엘 파우스티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베를린 본사에서 삼성과의 협력 이유, 현황, 향후 한국 진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베를린=하정민기자 dew@donga.com
“삼성과의 제휴를 위해 2015년에만 총 10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했어요. 홍대 문화도 잘 알고 소주 폭탄주도 잘 마십니다. 다시 홍대에 가고 싶네요.(웃음)”

마이클 파우스티안 업데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날 업데이 베를린 본사를 방문한 8명의 한국 기자가 2시간에 걸쳐 던진 속사포 같은 질문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유려하게 받아넘겼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애플 등 세계적인 단말기 제조업체가 많은데 왜 굳이 삼성과 손을 잡았나.

“삼성이 애플보다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스마트폰 중 45%가 삼성 제품이다. 누가 나한테 당장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준다고 해도 10주 만에 150만 명의 사용자를 살 수는 없다. 우리가 업데이 앱 출시 10주 만에 150만 명의 사용자를 모은 것은 결국 삼성 휴대폰의 위력이 아니겠나. 화웨이와 같은 중국 휴대폰은 아직 유럽 시장에서 대중적이지 않아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삼성의 실적이 계속 호조세라는 점에도 끌렸다. 애플의 아이폰은 미국에서도 최근 고전하고 있지만 삼성의 갤럭시7은 세계 많은 국가에서 안정적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삼성이 최근 미국 시장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쳤고 중국과 인도에서도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간에 실적 악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삼성과의 제휴를 가능케 했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뿐 아니라 냉장고, 티비 등 가전제품을 포함한 삼성의 모든 전자기기에서 업데이 앱을 장착하는 것이 목표다.”

―애플 뉴스와 업데이 앱의 최대 차이점은 무엇인가?

“앞서 설명한대로 애플 뉴스는 휴먼 에디토리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한 애플 뉴스는 좀더 잡지 스타일, 즉 디자인이나 건축 등 아름다움과 관련된 주제에 집중하지만 업데이는 뉴스 그 자체를 중시한다. 디자인은 물론 중요하지만 컨텐츠는 더 중요하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도 뉴스 사업을 하고 있는데. 경쟁 심화를 우려하지 않나.

“세계적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이 분야에 속속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뉴스 사업이 중요하다는 뜻도 된다. 자사의 IT 기기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면서 트래픽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뉴스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미디어회사들이 디지털 분야에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메인 트래픽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업데이 앱은 페이스북처럼 인스턴트 아티클을 강요하지 않는다. 독자가 업데이 앱에서 특정 기사를 누르면 업데이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기사를 작성한 콘텐츠 생산자의 웹사이트로 간다는 뜻이다.

또한 업데이는 우리 앱 안에서 독자들이 어떤 뉴스를 얼마나 봤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각 미디어 회사에게 공개한다. 미디어 회사들에게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페이스북과 구글과 다른 점이며 콘텐츠 생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업데이의 목표다.

이런 변화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미디어 회사와 IT 회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와 삼성처럼 IT 기기를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대부분의 편집자들이 전직 기자 출신이라고 들었다. 직접적으로 취재 활동을 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단 기사를 쓰지 않는데 언론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업데이 앱에 게재될 뉴스를 고르고, 그 뉴스에 제목을 달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오히려 전통적 의미의 언론 활동에 더 가깝다. 실제로 기자로 일할 때보다 지금 일이 훨씬 재미있다고 말하는 편집자들이 많다.”

베를린=하정민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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