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음악’ 수집가 최규성 평론가의 ‘골든인디컬렉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0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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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외의 직함을 그에게 하나 추가한다면 대중음악 수집가쯤.

음반이나 서적은 기본. 아이돌 가수 기자간담회장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인쇄본, 인디 밴드의 공연 홍보용 팸플릿까지 챙긴다. 최규성 평론가(54)의 수집벽은 이쪽 바닥에서 알아들 준다.
수집가라고 해서 빛바랜 유물만 닦는 이는 아니다. 그는 지난 3년간, 활발히 활동 중이지만 세상의 빛과는 먼 인디 음악인 41개 팀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고래야, 김두수, 시와, 아시안체어샷, 옐로우 몬스터즈, 이승열…. 장르도 개성도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와 모습을 그가 곤충처럼 채집했다.

최 평론가는 이를 최근까지 한 인터넷 매체에 연재했다. 제목은 ‘골든인디컬렉션’. 수집가답게 ‘컬렉션’이다. 금쪽같은 인디 음악을 전시처럼 풀어내겠다는 거다.

일간지 사진기자 출신인 그는 인디 음악인들에게 스타 패션잡지 화보 못잖게 멋진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다. 올해 20주년 맞은 한국 인디음악사를, 자발적으로 생성된 음악이 산업화 과정에서 미디어를 독점한 대형 기획사에 반기를 든 역사적 사건으로 봤기 때문이다. 음악인들을 서울 홍대 앞뿐 아니라 정릉의 달동네, 강화도 개펄, 파주의 상고대, 강원도 대관령까지 데리고 다니며 인터뷰하고 촬영했다. 서걱대는 포크 록, 꿈꾸는 듯한 모던 록, 펄펄 끓는 하드록…. 각 팀의 음악 분위기에 맞는 촬영지를 찾기 위해 사전답사도 했다. 방송 카메라 1초 닿기 힘든 이 음악인들을 향해 그가 셔터를 누른 횟수만 3년간 4만 5000번.

‘컬렉션’이란 이름에 걸맞게 그 결과물이 드디어 전시장에 걸린다. 9월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경희궁1가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 ‘에무’에서 여는 ‘골든인디컬렉션: 더 뮤지션’ 전이다. 그는 4만 장 이상의 사진 중 직접 61장의 사진을 엄선했다. 다음달 1일에 전시와 같은 제목의 단행본도 출간된다. 책에는 본문에 등장한 음악인 중 16개 팀의 주요 노래를 모은 부록 CD도 담겼다.

전시 개막일인 1일 오후 7시 45분부터 전시장에서는 드러머 남궁연의 사회로 개막식이 열린다. 만쥬한봉지, 미미시스터즈, 니나노난다의 축하공연도 있다. 무료입장. 5, 6일 오후 7시에는 같은 곳에서 책을 산 독자를 대상으로 무료 기념공연이 열린다. 아시안체어샷, 폰부스, 로큰롤라디오, 이장혁, 권나무, 정밀아, 빅베이비 드라이버…. 저자가 글과 사진에 담은 음악인들의 무대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박제가 아니니까.

임희윤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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