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훈련 유예 장기화, 연합 방위능력 저하 우려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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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12월로 예정됐던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가 지난달 31일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유예결정이 난 데 이어 내년 3∼4월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도 유예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주로 예정된 북-미 고위급회담과 연말 김정은의 서울 답방,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릴레이 대화’가 이어지면 훈련 유예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올해 4∼5월에 축소 진행된 KR·FE를 마지막으로 1년 넘게 연합훈련 공백이 이어지게 된다.

한미 연합훈련은 크게 상반기의 KR·FE와 하반기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두 축으로 이뤄진다. 그 밖에도 중대대급 해병대 연합훈련 등 소규모 훈련들이 있지만 유사시 미군 증원계획을 연합작전계획에 따라 한반도에 전개하는 절차를 숙달하고 점검하는 훈련은 KR·FE와 UFG가 핵심이다. 그런데 올해 8월로 예정됐던 UFG는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전격 취소됐으며 내년부터는 한국군 단독훈련으로 대체된다.

한미 군 당국이 훈련 공백 보완과 전시작전권 전환 검증을 위한 별도 훈련 마련 등 대책을 검토한다지만 북한은 이마저 시비 걸 가능성이 있다. 한미훈련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다. 한미 양국 장교들은 보직이 1, 2년마다 바뀌는데 훈련이 1년 이상 중단되면 한 번도 손발을 맞춰 본 적이 없는 상태가 된다. 훈련 공백 장기화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맞물려 한미 연합 방위 능력의 실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는 9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훈련 유예로 연합군의 준비 태세가 약화된 면이 분명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강력한 대북 억제책이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압박수단인 한미 연합훈련의 공백 장기화는 안 된다.
#한미 연합훈련#군사훈련#비질런트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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