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 앞에 닥친 세계 무역전쟁 쓰나미를 맞는 자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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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선전포고한 대로 6일 세계 무역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관세폭탄을 교차 투하했다. 곧바로 유럽연합(EU) 캐나다 러시아 등이 가세하면서 누구도 피하기 힘든 세계 전쟁의 양상을 띠게 됐다. 그럼에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주 “단기적으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우려한 주무 장관의 발언이겠지만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이고 경솔한 발언이다.

당장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한 철강 분야에서 5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작년 5월에 비해 77%나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재 4.8%에서 앞으로 10%로 오르면 한국 수출은 173억 달러 감소하고 20%가 되면 505억8000만 달러가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율 한 가지 요소만으로 국내 일자리가 15만8000∼46만3000개 줄어드는 재앙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적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이번 무역전쟁을 대공황을 악화시키고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을 야기한 1930년의 미국 관세법에 비유하면서 “제2의 세계 대공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외부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도 이를 극복하면서 질적으로 한 단계씩 경제 도약을 이룩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멀리는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가까이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제체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당시 국민과 정부, 기업과 당국이 한 몸이 되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음을 돌아봐야 한다.
#무역전쟁#관세폭탄#미국#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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