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엔 이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김동연 부총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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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신동아 11월호 인터뷰에서 “경제엔 지나친 이념 논쟁, 정쟁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밝혔다. 경제만큼은 진영 논리가 필요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 부총리가 이념·정쟁 같은 민감한 주제를 말한 것은 정권에 따라 어느 한쪽의 시각을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 부총리는 탈(脫)이념 경제정책의 사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른바 진보정권이라는 노무현 정부에서 타결됐고 노동시장 유연화가 핵심인 독일의 ‘어젠다 2010’은 진보 성향의 사민당 출신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추진했다는 점을 들었다. 좌우의 틀을 뛰어넘어 국익의 관점으로 접근할 때 한국 경제가 선진국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어’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다는 소신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하지만 그가 경제 수장으로 있는 동안 최저임금 16.4% 인상, 법인세 25% 인상처럼 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옥죄는 정책이 잇따라 나왔다. 청와대와 여당이 소득주도성장의 구호 아래 밀어붙인 정책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총리의 반대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재정 지원을 하겠다며 도우미 역할까지 자임해 시장의 믿음이 추락한 것이 사실이다. 그랬던 김 부총리가 취임 4개월여 만에 혁신성장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제 국민은 “대기업도 마음껏 사업할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그의 약속이 이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김 부총리는 “남이 시키는 일을 그저 하는 것이라면 떠나는 것이 맞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제부터라도 직을 걸고 한국 경제가 반전의 계기를 잡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김동연#경제부총리#탈이념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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