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논문표절·좌편향에도 당당한 김상곤, 그 확신이 무섭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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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상곤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이 집중 제기한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 야당 의원이 “베끼기 수준의 논문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는 것은 가짜인생”이라고 질타해도 “당시의 관행에 따랐다. 전혀 부끄러워할 것이 없다”고 되받았다. 김 후보자는 표절이 판명될 경우 “사퇴까지 포함해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교육부 장관은 학술과 연구 분야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다. 김 후보자가 한신대 교수 출신인 만큼 학자적 양심은 물론 아이들 앞에 떳떳할 수 있는지 높은 수준의 도덕성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2006년 전국교수노조위원장으로서 김병준 당시 교육부총리 후보자의 표절 의혹에 “변명 말고 당장 물러나라”던 김 후보자가 자기 문제에는 당당하게, 실은 구구하게 변명하는 모습은 지극히 비교육적이다.

김 후보자가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공동의장과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총장 등을 지내며 이념적 편향성을 보였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들 단체가 국가보안법 폐지, 한총련 합법화, 주한미군 철수, 자본주의 타도, 프롤레타리아 해방 등을 주장했다며 “이 자리에 있을 것이 아니라 운동가로 남아야 한다”고 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는 사회주의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반미(反美) 성명 등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해 김 후보자는 “학자적 소신을 표현의 자유에 따라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은 자본주의 경영학자이고 교육감 출마 이후로는 학자로 했던 행동은 유보했다며 야당 의원들의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학자로서 학문적 소신을 갖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반(反)독재투쟁 시절의 이념 편향성이나 무서울 정도의 자기 확신을 지닌 정치적 학자가 대한민국 전체의 교육을 책임지는 데는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교육이 미래세대 육성 아닌 사회 변혁의 도구로 이용돼선 안 될 일이다. 김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 국민의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 후보자#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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