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노총 파업 참여 전교조 교사, 제자들은 안 보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0시 00분


코멘트
강원 강릉시 포남초등학교 교직원들이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에 참여하기 위해 수업 단축과 급식 중단을 통보한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비정규직 철폐,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등은 촛불의 민심이자 새 정부의 공약 사항”이라며 “선생님들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이자 국민 된 사람의 의무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여한다”고 했다.

포남초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지만 개별적으로 연가를 내거나 조퇴를 해서 파업에 참여하려는 교사나 급식 종사자들이 1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어제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문제 등 이번에 이슈가 된 사안은 이제 사회로 나갈 학생 등 제자들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이것이 수업까지 빼먹고 총파업에 참여할 이유가 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교사들의 연가(年暇)투쟁을 국가공무원법·교원노조법·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보고 징계해온 교육부는 “여러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며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김상곤 후보자는 1986년 6월 한신대 교수로 ‘교수 선언’을 주도했고, 이듬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 등을 이끌었다. 2009년 4월 주민 직선으로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재선거에 전교조·민노총 등 진보단체들이 선출한 ‘진보 단일 후보’로 당선된 그는 이듬해 선거에서도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 전교조의 의제를 그대로 가져와 교육현장을 정치화했다.

문제는 김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되면 연가투쟁 같은 행태가 당연시될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전교조는 김 후보자가 장관이 돼서 전교조 재합법화의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 그 목적으로 이번 총파업에도 조직적으로 인원을 동원하고 있다. 교사가 이렇게 행동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학습권을 침해받고 교육현장의 정치화에 휘말리는 학생들이다. “지금은 총파업 할 때가 아니고 일자리 혁명과 사회 대개혁을 위해 힘든 길을 가고 있는 대통령을 도울 때”라는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호소를 전교조는 새겨듣기 바란다.
#민노총 파업#포남초등학교 교직원#김상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