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선출… 보수, ‘정풍운동’ 경쟁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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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이 어제 국회에서 당원대표자대회를 열고 3선의 이혜훈 의원을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친유승민계인 이 대표는 경선에서 “당 안으로는 화합을 하지만 밖으로는 투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자강론을 내세워 당권을 잡게 됐다. 내달 3일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뽑는 자유한국당도 홍준표 원유철 신상진 후보가 어제 대전에서 충청권 합동연설회를 갖고 “무너진 보수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못해 야당이 이래도 싶을까 하는 정도다. 문 대통령의 인사 실패와 불안한 외교안보 행보에도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것은 야당이 워낙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이 최근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외치며 정풍(整風)운동에 나섰지만 동력이 붙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보수정당의 실패를 처절하게 반성하지 않고서는 개혁은 어렵다. 바른정당과 한국당은 정풍운동 경쟁을 벌이면서 보수 세력을 복원해야 할 책무가 있다.

박지향 서울대 교수는 최근 여의도연구원 주최 토론에서 “영국 보수당이 대처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함께 국가경영 능력, 경제적 자유주의, 애국정당의 위상을 확고히 확립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그동안 구시대적 권위주의와 소통 부재의 리더십에다 정책과 인물도 제대로 승계하지 않아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대선 참패 후에도 보수 야당은 사상적 빈곤은 물론 정책의 빈곤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견제와 비판 세력이 제 역할을 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른정당#이혜훈#바른정당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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