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대선 이틀 전 치러지는 佛대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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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이 내일(현지 시간) 치러진다. 그제 파리 샹젤리제 테러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 해 전 창당된 중도신당 ‘전진(前進)’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이 극우 국민전선 마린 르펜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파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 극좌 연합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가 그 뒤를 이어 1위에서 4위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득권 정치와 엘리트에 대한 환멸로 인한 전통적 좌우 정당의 퇴조, 포퓰리즘적 극우, 극좌 세력의 약진, 그리고 개혁을 내세운 중도신당의 경쟁으로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다.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4위와 큰 격차를 보이는 5위로 결선 진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사회당 후보의 몰락은 현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의 무능에 기인한다. 공화당 피용 후보는 3위의 지지율을 보이고는 있으나 결선 진출이 어둡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 이후에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2주일 뒤인 5월 7일 1, 2위 후보가 결선을 치른다. 극좌든 극우든 극단주의자의 당선은 프랑스를 위해서도, 세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도개혁적 마크롱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면 어떤 후보와 맞붙어도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롱의 정책은 ‘우파 경제,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로 요약된다. 마크롱이 당선된다면 5공화국에서 공화당과 사회당 집권만 경험해본 프랑스로서는 초유의 일이 된다.

브렉시트(Brexit)에 찬성표를 던진 영국 국민이 영국을 유럽연합(EU)에서 떼어냈다면 프랑스인은 양대 정당을 권력에서 떼어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다. 세계 정치가 격변의 와중에 있다. 변화의 흐름이 우리나라라고 비켜가지는 않을 것이다.
#프랑스 대선#프랑수아 올랑드#브렉시트#brexit#유럽연합#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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