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말 잔치’ 정청래 출판기념회서 드러난 野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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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개최한 ‘국회의원 사용설명서’ 출판기념회는 막말의 잔치 같았다. 정봉주 전 의원은 축사에서 “파란 집에서 감옥으로 옮길 분(청와대 참모)도 있고, 삼성동에서 감옥으로 옮길 분(박근혜)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갑수 씨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 작살 낼 놈들을 작살내야 한다”며 “(내년에) 유력 후보의 암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시절 당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퇴 안 할 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친다”는 막말로 설화를 빚었다. 그는 이 발언으로 당직정지 1년 처분을 받았으나 결국 없던 일로 됐다. 그는 2012년 트위터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향해 빨리 죽으라는 뜻의 ‘명박박명(薄命)’, 2013년엔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라는 뜻의 ‘바뀐 애(박근혜)는 방 빼’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의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은 없고, 그저 질 낮은 저주와 조롱뿐이다. 출판기념회가 막말 잔치로 흐른 게 우연이 아닐 수 있다.

 출판기념회에는 더민주당에서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을 주축으로 한 범주류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추 대표는 축사에서 정 전 의원의 올 4월 총선 공천 배제와 관련해 “음모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훌륭한 작가를 배출하기 위한 우리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님(김종인)의 탁견이 있었다”고 비꼬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불참했으나 대신 트위터에 “기득권과 사익만 추구하는 정치인들이 득세하는 현실 속에서 좋은 정치인을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라며 정 전 의원을 치켜세웠다.

 아무렇게나 막말을 하는 사람들, 그런 막말을 들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세력이 내년 대선을 다 잡은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만과 치기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어제 언론 인터뷰에서 “조직된 분노로 지지를 형성하는 정치는 공멸을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친노의 핵심으로 한때 친노 폐족(廢族)까지 선언했던 안 지사의 고언(苦言)에 더민주당 인사들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청래#정청래 출판기념회#국회의원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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