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오피니언

[사설]김종훈과 통진당, 누가 애국자인가

동아일보

입력 2013-02-21 03:00:00 수정 2013-02-21 03:00:00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올드 보이’로 가득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사의 파격이자 백미(白眉)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민 1.5세로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후보 지명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신청해 14일자로 회복했고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그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면 미국에 세금 1000억 원을 내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결단이 아니다.

김 후보자도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자질 및 능력과는 상관없이 국적 문제를 장관직 수행의 결격 사유로 꼽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적 시비가 반미종북(反美從北) 코드의 통합진보당에서 나오는 것은 씁쓸하다. 어느 나라든 진보 세력은 이민자와 이중국적에 관대하다. 그런데도 통진당 이상규 이석기 의원은 김 후보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문을 지낸 경력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자체 행사에서 애국가도 부르지 않았던 통진당이 무슨 염치로 김 후보자의 국적을 문제 삼는가. 평생 쌓은 지식과 경험을 살려 모국에 봉사하겠다는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애국자인가, 아니면 국가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 핵실험에도 침묵하는 통진당이 애국자인가.

이상규 의원은 어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군 복무가 완전한 미국인으로서의 통과의례라고 말했던 사람이 진정한 한국인이 될 수 있느냐”며 김 후보자를 비난했다. 하지만 한국인 이민자가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미군에 복무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장에 캐나다인이 임명된 데서 보듯 국가안보 이외의 분야에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필요한 사람을 기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중국은 “과학자에게는 사상도, 당성(黨性)도 묻지 않는다”며 재미(在美) 과학자를 영입해 오늘날 우주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유학이나 결혼 이민으로 국경의 의미가 무색해진 글로벌 시대에 국적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국적은 달라질 수 있어도 학적은 못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어릴 적 이민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이민 세대들은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고 다문화에 대한 수용력이 뛰어나다. 대다수 선진국은 양국을 아우르는 이들의 잠재력을 이용하기 위해 이중국적을 허용한다.

미래부는 부처 사이의 경계를 뛰어넘어 미래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정부조직이다. 이런 부처를 이끌 책임자에는 도전정신과 개방적 자세를 갖춘 김 후보자가 적격일 수 있다. 김 후보자의 국적 시비에 미국 한인사회도 격분하고 있다. “백인도, 흑인도 아닌 우리 동포의 국적을 문제 삼은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유진철 미주총련 회장의 말처럼 낡고 편협한 국가관으로는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

[관련연재]

재테크 정보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국제

사회

스포츠

연예

댓글이 핫한 뉴스

오늘의 dongA.com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뉴스 설정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