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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단비]법 대신 농성 택한 세월호 특조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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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단비]법 대신 농성 택한 세월호 특조위장

김단비기자 입력 2016-07-28 03:00수정 2016-07-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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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사회부 기자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인 이석태 4·1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63)이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특조위 활동기간을 둘러싸고 정부와 갈등을 빚다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월에도 정부의 세월호 시행령 철회를 주장하며 거리 농성을 주도했다.

이 위원장은 ‘조사활동 보장’을 강력히 주장했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진상규명법)에 따르면 특조위의 활동기간은 최대 1년 반으로 규정돼 있다. 특조위와 정부의 갈등은 특조위의 활동 시작 시기를 언제로 보느냐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세월호 진상규명법이 시행된 지난해 1월 1일부터로 보고 올 6월 말 이미 활동이 끝났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반면 특조위는 위원회가 구성되고 예산이 배정된 지난해 8월 4일부터 기산해 내년 2월 초까지는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백서(白書) 작성에 필요한 비용에 대해서는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특조위는 이를 거부하고 예산 없이도 내년까지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장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천막농성장 사이에 매트를 깔고 농성에 들어갔다.

그동안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한 특조위와 이 위원장으로서는 이대로 활동을 끝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법하다. 이념과 정치논리에 휘말려 진상규명 작업이 벽에 부닥쳤다는 주장도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출신으로 누구보다 법을 지키고 대화와 설득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그가 대화와 타협에 앞서 서울 도심에서 무작정 농성을 벌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위원장은 “가장 평화로운 곳에서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영국의 식민지배에 항거해 단식 농성을 했던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에 비유했다. “농성 때문에 처벌받는다면 명예로운 훈장으로 생각하겠다”고도 했다.

단식 투쟁은 쉽게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어 정치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카드다. 간디는 식민지배에 항거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이 위원장도 세월호 진실 규명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304명이 사망 실종한 세월호 참사는 국민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하지만 2년 넘게 광화문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세월호 추모 천막은 이제 국민들에게 ‘진실 규명’보다는 ‘피로도’를 느끼게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진정으로 유족들을 대변하고 정부와 국민을 설득하고 싶다면 보다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위원장은 국민에게 이른바 운동권식 소통방식으로 공감을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김단비·사회부 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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