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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용]트럼프와 옐런의 ‘거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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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용]트럼프와 옐런의 ‘거래 기술’

홍수용 논설위원 입력 2017-03-18 03:00수정 2017-03-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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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우건설과 건축사업을 하던 1990년대 후반 한국을 두 번 방문했다. 주상복합 브랜드 ‘DT’를 보고 자기 이름(Donald Trump)의 약자라며 기뻐했지만 실제로는 대우-트럼프(Daewoo-Trump)의 약자였다. 본보기집에선 도우미에게 더 관심을 보였는데도 대우 관계자는 ‘영리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결정적 순간에 고개를 숙일 줄 알고, 이념 때문에 일을 망칠 바보가 아니라는 의미다.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치밀한 계획대로 움직이는 사업가가 트럼프다. ‘최악을 예상하라, 사업을 게임으로 만들라, 비용은 적당히 투입하라’는 거래의 기술 덕분에 대통령까지 됐다. “김정은이 한 일(중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 “대화하기엔 너무 늦었다” 같은 자극적 발언을 하고서도 ‘선제공격’이라는 비싼 대가가 필요한 전략은 선택지에서 제외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사람인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트럼프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옐런은 그제 예상보다 3개월 빨리 금리를 올려 트럼프의 경기부양책에 물을 탔다. 특히 연 3%가 될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다는 장기 계획은 향후 트럼프 측 인사가 정책 기조를 못 바꾸도록 대못을 친 것이다. ‘점진적 금리 인상’이라는 연준의 메시지를 두고 정부 비위를 맞춘 것인지, 트럼프를 농락한 것인지 전문가마저 헷갈릴 정도로 옐런은 용의주도했다.

▷‘연준 회의에서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논의했느냐’는 민감한 질문을 듣는 동안 옐런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동자에 힘을 줬다. 정작 답할 때는 미소를 지었고 여유가 넘쳤다. 트럼프노믹스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뉘앙스다. 트럼프보다 한 수 위인 듯한 옐런의 거래 기술은 상거래 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논문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남편 조지 애컬로프 교수 덕분일지 모른다. 옐런에게 한 방 먹은 트럼프는 곧 새로운 거래 기술을 선보일 것이다. 그 기술은 환율전쟁일 수도, 무역장벽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나 한국은 영향권 안에 있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
#도널드 트럼프#재닛 옐런#거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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