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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최영해]정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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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최영해]정치 막말

최영해 논설위원 입력 2017-03-04 03:00수정 2017-03-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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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도 만족을 못 시키면서 미국을 만족시키겠다고?”

지난해 4월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도널드 트럼프가 비꼬면서 한 말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푸탕(매춘부의 자식)’이라고 욕했다. 일본에선 자민당 마루야마 가즈야 의원이 오바마에 대해 “흑인 노예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했다가 참의원 헌법심사회 의원을 사임해야 했다.

▷제2공화국 때인 1960년 대통령실 예산을 놓고 의원들끼리 언쟁을 벌이던 중 김선태 민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향해 “이놈아, 넌 ×구멍이나 핥아!”라고 원색적인 욕설을 한 것은 국회 막말의 역사가 뿌리 깊음을 보여준다. 1999년 3월엔 이부영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제정구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억압을 받다가 속이 터져 ‘DJ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해 동교동계의 반발을 샀다. 유시민은 의원 시절 “보수언론은 독극물과 같은 존재”라며 비판 언론에 폭언을 퍼부었다.

▷지난해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 ××, 다 죽여”라고 한 친박(친박근혜) 핵심 윤상현 의원에게 공인 의식이라곤 찾기 어렵다. 정청래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을 ‘꼬꼬댁’ ‘바뀐애’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한 정치인이 지난달 25일 청주의 탄핵반대 집회에서 ‘대한민국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있다’고 선동했다”고 발언해 한국당이 반발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트위터에서 박근혜 후보를 ‘그년’이라고 썼다가 역풍을 맞았다.

▷언행은 사람의 인격과 지적·사회적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다. 정치인이 시정잡배들이나 씀 직한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일이 다반사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저서 ‘특혜와 책임’에서 “한국 고위층은 지위에 부합하는 지적 노력과 도덕적 수련을 하지 않고 성취에 걸맞은 사고와 가치관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막말 정치인은 도덕적 수련은 고사하고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부터 일독하기 바란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
#트럼프#힐러리#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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