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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장택동]임계치에 다가서는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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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장택동]임계치에 다가서는 김정은

장택동 정치부 차장 입력 2017-03-07 03:00수정 2017-03-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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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 정치부 차장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지난해 11월 이후 북한 김정은은 머리가 복잡했을 것이다. 어떤 수준의 도발을 해야 트럼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들 수 있을지를 놓고 참모들과 논의를 거듭했을 것이다.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지난달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2형’ 발사, 김정남 피살 사건은 그 고민의 결과물로 보인다. 김정은은 고체연료와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해 미국의 정찰을 피해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북극성-2형 발사 다음 날 김정남을 살해한 것도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다. 왜 하필 이 시기에,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여기는 화학물질 VX를 이용해 공개적 장소에서 일을 벌였을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다만 수위는 조절한 기색이 역력하다. 6일 발사된 미사일의 사거리는 1000km, 북극성-2형은 2500∼3000km로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김정남 피살은 충격적 사건이지만 미국과는 큰 관련이 없다.

이런 김정은의 ‘노이즈 마케팅’은 그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직접 거명해 비판하는 등 북한을 언급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미국의 조야(朝野)에서는 선제 타격론에 이어 전술핵 재배치까지 나오고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북한이 우선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김정은이 여기서 멈출지, 더 나아갈지에 따라 한반도에 닥칠 풍랑의 크기가 달라진다. 김정은의 궁극적 목적은 미국과의 전쟁이 아니라 북-미관계를 활용한 정권 안정이겠지만 작은 오판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늠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외교안보 당국자는 “북한이 ICBM 개발을 완료했다고 판단되는 순간 북핵 문제의 성격이 180도 달라진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의 임계치를 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 아직까지 북한 문제는 국제안보 사안이지만 ICBM을 갖게 되면 미국의 국내안보 문제가 된다는 취지다.

원칙적으로 자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국을 공격하는 예방 타격(preventive strike)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자국에 대한 공격 징후가 포착됐을 때 상대방을 공격하는 선제 타격(pre-emptive strike)과 차이가 크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법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북한이 핵무기 탑재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있다면 예방 타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타격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실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른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 증대와 자국의 이익 극대화”라며 “엄청난 전비와 희생이 따르는 해외에서의 전쟁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대화를 선택한다고 해도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해온 한국 정부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대통령 직무 정지라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이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적절한 시기에 판단을 내리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이럴수록 정부와 정치권은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이는 탄핵이나 대선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도널드 트럼프#김정은#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중거리탄도미사일#김정남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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