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윤상호]그날이 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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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최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새형(신형) 로켓 엔진 성능시험은 대성공이었다. 앞서 5차 핵실험으로 핵 소형화도 달성했다. 조만간 ‘미제’의 심장부에 아무 때나 ‘핵 비수’를 꽂을 능력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과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토록 바랐던 핵보유국의 실현이 목전이라니…. 얼마나 이날을 기다렸던가.

 돌이켜보면 참 험난한 과정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미제와 남조선은 공화국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악랄하게 방해했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동결 등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고비마다 미제가 주도한 공화국 압살 책동을 중국이 잘 막아줬다. 핵실험 때마다 원유와 식량 지원을 끊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그것도 기우(杞憂)였다. 하기야 60여 년 전 조국해방전쟁을 함께한 혈맹 아닌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동지도 부주석 시절 (한국전 참전은) 침략에 맞서 힘을 합쳐 평화를 지킨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했다. 실상 중국은 공화국의 핵보다 붕괴를 더 두려워한다.

 10년간 집권한 남조선 진보정권의 덕도 컸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대가로 받은 달러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뭄의 단비’였다. ‘핵무기는 방어용’이라는 우리 주장에 호응하면서 유화정책을 고수해 남조선 인민들이 공화국의 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도록 만든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남조선 언론은 ‘핵 미치광이’라고 광분하지만 핵이야말로 공화국과 정권 생존의 최후 보루이자 ‘만능보검’이다. 미제의 협박과 농간으로 핵을 갖지 못한 후세인과 카다피의 최후를 기억하는가. 공화국이 핵을 포기하면 같은 운명이 될 게 뻔하다. 또 핵이 아니면 미제와 남조선 군대의 첨단 재래식 무기를 무슨 수로 막겠는가. 조국통일대전의 포성이 울리는 날, 미제 증원전력의 남조선 투입을 막는 데도 핵은 요긴하다. 남조선 내 주요 항구와 비행장을 핵으로 냅다 치면 미제의 손발을 묶고 서울을 점령할 수 있다.

 미제가 핵우산이나 확장억제로 공화국의 핵을 막는다고? 가소로운 소리다. 미제가 자국민에 대한 공화국의 ‘핵 불벼락’을 무릅쓰고 남조선을 사수할 배짱이 있다고 보는가. 미제에서 한국전 개입 반대 여론이 높게 나왔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이다.

 평양 주석궁과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한다는 남조선의 협박도 허무맹랑한 엄포다. 미제 요격무기(사드·THAAD)의 배치도 인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갈팡질팡하는 판국에 전면전을 각오하고 공화국을 먼저 공격할 리 없다. 설사 선제타격을 해도 공화국 깊숙한 곳곳에 꽁꽁 숨겨둔 핵·미사일 기지를 모두 제거할 수도 없다.

 남조선 괴뢰군도 약해 빠졌다. 공화국이 도발하면 원점과 지원, 지휘세력을 응징하겠다고 귀가 따갑도록 협박했지만 한 번이라도 실행에 옮겼던가. 천안함을 수장(水葬)시키고 연평도를 불바다로 만들어도 확전을 두려워해 미적거린 그들이다. 겉으론 협박과 경고를 쏟아내지만 속으론 전쟁을 두려워한다.

 이젠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핵탄두 대량 생산으로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 등극하는 날만 기다리면 된다. 이후 미제와 핵군축협상, 평화협정 담판을 짓게 되면 남조선을 쥐락펴락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남조선 내 종북반미 분위기를 부추긴 뒤 판가리(판가름) 대전의 결정적 시기를 노리리라. 시간은 우리 편이다. 그날이 오면….

※ 이 칼럼은 북한의 핵개발 저의와 대남·대미 전략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관점에서 분석한 글입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서해 위성발사장#로켓 엔진 성능시험#북한#핵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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