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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김용하]기본소득제, 다시 고민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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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김용하]기본소득제, 다시 고민해야 할 때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입력 2017-02-25 03:00수정 2017-02-25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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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에 주는 소득, 솔깃하지만 사회적 취약층 돕는것이 급선무
노동의 가치가 아직은 절대적 중요… 실업문제부터 해결에 힘써야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최근 한 대선 후보가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했다. 모든 국민에게 연간 30만 원,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특수계층 2800만 명에게는 추가로 연간 100만 원을 지급하되, 매년 이에 필요한 43조 원은 정부예산 구조조정과 증세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전 국민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일정 소득을 임금처럼 지급하는 제도인 기본소득은 지난해 스위스에서 전 국민에게 월 3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법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최근 핀란드 등에서 검토하고 있는 기본소득은 실업급여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념으로 원래 의미의 기본소득과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에서 2014년부터 시행 중인 기초연금(전체 노인 중 70%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이 비록 전체 노인에게 지급되지는 않고 있지만 다른 부대조건 없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에 가까운 개념이다. 원류로 본다면, 1996년 국민연금제도 개선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기초연금 도입 논의가 우리나라에서의 기본소득 논쟁의 시초였다. 연금보험료 납입 여부와 관계없이 보편적 시민권 차원에서 모든 노인에게 일정액의 기초연금을 매월 지급하자는 주장이 그 당시에는 재원 조달의 문제와 근로 의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의 기본소득 도입 논의는 격세지감이 있다.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면, 보편적 무조건적으로 지급되어야 하고 말 그대로 일정한 소득보장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즉, 기본소득을 받으면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먹고살 수 있는 최소한의 급여 수준이 되어야 한다. 엄격한 의미의 기본소득은 다양한 복지급여 중의 하나라기보다는 모든 복지제도를 대체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기본소득제가 정립되기 위해서는 강한 국민공동체 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북유럽과 서유럽에서 정립되고 발전된 복지국가 개념보다도 한 단계 더 나아가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 국민 기본소득 국가로 변화가 가능하다. 북유럽 및 서유럽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0% 내외를 사회복지에 지출하고 있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조세로 부담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기본소득 논의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DP의 10% 정도의 복지 지출을 하면서 재원 조달 방안을 합의하지 못해 국가 부채가 매년 40조 원 정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지만 기본소득에 솔깃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 국민의 삶의 현실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완비되어 있다지만 정글과 같은 무한경쟁으로 살아야 하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노령, 질병, 실업 등 각종 사회적 위험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기제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본소득 논의에 앞서 노동능력이 취약한 장애인과 노인부터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하고 치료비가 없어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의료를 보장하면서 안심하고 아이 낳아 키울 수 있는, 살기 좋은 나라부터 확실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래에 기계가 인간노동을 전면적으로 대체하고 일자리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세상이 온다면, 없어지는 노동소득을 대체하는 방편으로 기본소득의 개념을 고민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인류가 기계로부터 일자리를 도전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인간의 노동을 중심으로 세계는 돌아가고 있고, 신성한 노동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복잡한 글로벌 자본주의 교환경제 체제 속에서 실업자 100만, 청년실업률 10% 시대로 요약되는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일하고 있더라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조차도 제대로 못 받는 사람이 많다. 국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헌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모든 국민의 근로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이를 위한 완전고용 정책의 수립이 당면한 현실이자 국정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스스로 일해서 얻어지는 행복과 소득이 그냥 주어지는 소득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를 위해 경제와 사회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기본소득제#기본소득#실업자#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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